[단독인터뷰] '크로아티아 귀화 제안' 정운, 여전히 고민 중인 까닭?

김민규 2015. 1. 1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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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김민규]

"아직 고민 중입니다."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정운(26·RNK스플리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는 크로아티아 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팀 발탁을 위해 귀화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루카 모드리치(30·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28·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에 올라 있는 강호다. 그러나 정운이 뛰는 왼쪽 수비는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자국 리그에서 최고의 왼쪽 수비수로 평가 받는 정운을 귀화시켜 약점을 메우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다보르 슈케르(47)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도 "정운은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왼쪽 수비수다. 한국 대표팀에 안 뽑히는 이유를 모른다"면서 "크로아티아는 유로16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정운을 귀화시키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귀화 제안을 받은 정운은 고민에 빠져 있다. 13일(한국시간)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정운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크로아티아에서 귀화 제안을 받았다. 어떤 느낌이었나.

"동양인인데 그런 제안을 들어서 의아했다. 그런데 이전 소속팀(NK이스트라) 감독님도 똑같은 말을 하셨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었다. 얼떨떨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왼쪽 수비가 그렇게 강하지 않아 그런 제안이 온 것 같다."

-귀화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

"솔직히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를 포기하고 크로아티아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다. 또 한 편으로는 축구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크로아티아는 나를 인정해줬다. 그래서 귀화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국적을 취득한다면 주전 경쟁은 어떨 것 같은가.

"쉽진 않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이 왼쪽에 있다. 그래도 내 장점을 잘 살리면 조금은 기회가 올 것이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왼쪽에는 다이엘 프라니치(34·파나시나이코스)가 주전으로 뛴다. 여기에 흐르보에 밀리치(26·로스토프)가 후보다. 둘 다 미드필더가 원래 보직인 선수들이다. 때문에 크로아티아 축구협회까지 나서 정운을 설득하고 있다.

-유럽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은텐데.

"어려움은 없었다. 일이 생기면 팀에서 다 해결해줬다. 새로 이적한 RNK스플리트는 한국으로 치면 부산과 같은 큰 도시다. 또 여름에 결혼할 예정인데, 예비 신부가 지난해부터 크로아티아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아내는 대기업을 다니다가 결혼을 약속한 뒤 건너와 함께 살고 있다. 큰 힘이 되고 있다."

-1989년 생이다. 올림픽팀에서 발탁됐지만 금방 탈락했고, A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이야기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크로아티아에서 만나는 축구 지도자들은 내가 대표팀 경력이 없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 한국이 그렇게 잘 하냐고 되묻는 분이 많다. 솔직하게 한국에서 나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

실제 한국 대표팀의 왼쪽 자원은 풍부하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대표팀에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김진수(23·호펜하임)가 주전이다. 미드필더로 뛰는 박주호(28·마인츠)도 원래 자리는 왼쪽 수비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윤석영(25·QPR)은 부상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렇다 해도 정운 입장에서는 평가전에도 부름을 받지 못한 것이 못내 섭섭한 것이었다.

-아직 크로아티아 귀화를 결심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무엇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가.

"군대에 가기 싫다고 귀화한다는 이야기가 듣기 싫다. 난 군대 갈 나이가 되면 당연히 갈 생각이다. 또 내가 한국 대표팀에 뽑힌다면 귀화할 이유가 전혀 없다. 크로아티아 미디어와 관계자들도 이런 내 군제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당연하게 귀화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제안이 오면 누구라도 고민할 것이다."

-지난 11일 이스트라에서 스플리트로 이적했다. 올 시즌 각오는.

"곧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잘 적응해 후반기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팀이 3위 안에 들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대표팀에서는 고민이 많다. 한국 대표팀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다. 그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로아티아에서 제안이 왔을 뿐 아직 선택한 것은 아니다.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

-귀화는 언제까지 결정할 것인가.

"천천히 생각해볼 문제다. 귀화는 인생의 큰 결정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에 주변의 조언을 많이 들을 생각이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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