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밀려난' 윤정환, 일본 축구계도 충격과 분노

입력 2014. 8. 9. 06:42 수정 2014. 8. 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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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스포츠동아DB

윤정환 감독, 사간도스와 7일 결별 확정일본 언론·축구계 "충격적이다" 부정적 반응

'정상에서 떠난다?'

일본 J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사간도스 윤정환(41) 감독이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닛칸스포츠, 스포츠닛폰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8일 일제히 "윤정환 감독이 사간도스와 결별했다. 당장 9일 열릴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부터 벤치에 앉지 않는다. 원정에 앞서 진행된 7일 선수단 훈련에도 (윤 감독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퇴의 이유는 명쾌하지 않다. 올 시즌 정규리그 18라운드까지 12승1무5패, 승점 37로 1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일본 축구계도 '충격'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시즌 도중 감독이 하차할 때는 대개 성적부진 때문이지만, 윤 감독의 상황은 그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본축구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통상적인 결별 사유와 거리가 먼 무엇인가가 윤 감독과 구단 사이에 존재할 것"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계약연장 문제를 거론했다. 스포츠닛폰은 "올해 말로 구단과 계약이 만료되는 윤 감독이 구단 수뇌부와 대립했는데,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는 사간도스 관계자의 코멘트를 인용하면서 이 사안이 사간도스는 물론 향후 J리그에 끼칠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 일본 언론인도 "한국에서 걱정하는 '반한', '혐한' 감정은 아닐 것이다. 윤 감독은 일본축구계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차별을 오직 출중하고 월등한 실력으로 극복한 훌륭한 지도자였다. 오히려 사간도스가 스스로 자신들이 명문 구단이 아니라는 것을 외부에 알린 꼴이다. 이번 사태에서 진짜 승자는 윤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에서 결정한 부분이다. (계약연장 등) 꽤 오래 전부터 협의를 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고용인 입장에선 그 방침에 따르면 된다. 7일 구단과 최종 면담에서 결별이 최종 결정됐다. 아쉽기는 해도 여기에 머무는 동안 최선을 다한 만큼 많이 아프진 않다"며 담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일본 언론들이 제기한 차기 한국대표팀 코치나 U-22(22세 이하) 대표팀 감독 취임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관심은 감사하지만, 어디서도 오퍼를 받은 것이 없다"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윤 감독은 현역 말미인 2006년 J2리그 사간도스 유니폼을 입은 뒤 2008년 수석코치를 맡으며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2010년 감독대행을 거쳐 불과 1년 만에 정식 감독이 됐다. '선수' 윤정환의 행보도 아름다웠지만 '지도자' 윤정환의 길은 훨씬 화려했다. 2011년 정식 사령탑에 부임하자마자 만년 하위권의 사간도스를 1부리그(J리그)로 승격시키며 새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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