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이 개인 통산 300세이브를 채웠다.

"선발 투수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마무리 투수에 대한 시선을 바꿔보겠다"던 '전문 마무리' 오승환은 일본 무대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완성하며 다시 한 번 마무리 투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오승환은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세이브를 추가했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밟은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277세이브를 올리고 일본 무대에 진출해 첫해 후반기가 시작하자마자 23세이브째를 기록하며 개인통산 300세이브를 채웠다.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는 일본 진출을 확정하고 밝힌 "한국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한국인 투수가 최고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를 현실로 이뤄가고 있다.

오승환은 마무리로 특화된 투수다.

선동열(51) KIA 타이거즈 감독은 삼성 사령탑이던 2005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대졸 신인 오승환을 '차세대 마무리 후보'로 꼽고 시즌 초부터 셋업맨으로 내보냈다.

7월부터는 권오준과 보직을 맞바꿔 오승환을 마무리로 썼다. 첫해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한 오승환은 이듬해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작성하며 최고 마무리의 입지를 굳혔다.

2007년 9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단경기 100세이브 기록(180경기)을 달성한 오승환은 2009년 5월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연소·최소경기 150세이브 기록(26세 9개월 20일·254경기)을 세웠다.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기록(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 29세28일·334경기) 보유자도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2012년 7월 1일 대구 넥센전에서 개인 통산 228세이브째를 올려 김용수 전 중앙대 감독의 기록(227세이브)을 넘어섰고, 2013년까지 277세이브로 '한국 기록'을 늘렸다.

개인통산 300세이브 달성은 절친한 선배 임창용(삼성)보다 늦었다. 6시즌 동안 일본과 미국에서 뛴 임창용은 한국으로 복귀한 올해 5월 4일 대구 NC전에서 시즌 4호 세이브에 성공하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개인통산 300세이브를 채웠다.

임창용(38)은 21일 현재 313세이브(한국 185개, 일본 128개)로 한국인 중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오승환의 세이브 시계가 더 빠르다. 오승환은 32세6일 만에 300세이브를 달성해 임창용의 37세 11개월을 5년 10개월 정도 앞당겼다.

임창용이 2001∼2003년까지 3년 동안 선발로 외도한 것과 달리, 오승환은 '마무리 외길'을 걸었고 한국 투수의 세이브 기록을 하나씩 경신해나갔다.

한국인 개인 통산 세이브 3위(230세이브) 선동열 감독은 현역 시절 초기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소화하고 1993년부터 한국에서 3년, 일본에서 4년 등 총 7시즌만 전문 마무리로 활약했다.

프로 입단 초기부터 마무리에 전념해 '마무리 투수 성공 신화'를 일군 오승환은 이제 야구 유망주들의 '목표'가 됐다.

오승환의 기록이 쌓일수록 "오승환 선배처럼 최고의 마무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후배 투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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