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KL 장애인 펜싱팀, 최순실 '더블루K'용 창단 의혹

김지예 기자 2016. 10.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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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단한 국내 유일 장애인 펜싱팀 선수들이 계약에 앞서 이미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60) 씨가 실소유한 더블루케이(The Blue K)와 에이전트 계약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GKL 휠체어 펜싱팀 창단에 관여했던 전 관계자는 지난 28일 <뉴스1> 과의 통화에서 "올해 5월11일 선수 계약을 할 때 선수들이 더블루케이와 이미 에이전트 계약이 맺어져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우리는 선수들과 단독으로 계약하려고 했지만 더블루케이와 제3자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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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선수들, 창단 전 이미 더블루K와 사전 계약" 미르재단 설립 의혹 나오자 에이전트 계약 해지해
13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휠체어 펜싱팀 창단식에서 박상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천희 선수, 김기홍 선수, 박상민 감독, 유승열 코치, 장현지 트레이너, 심재훈 선수.2016.5.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지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창단한 국내 유일 장애인 펜싱팀 선수들이 계약에 앞서 이미 비선 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60) 씨가 실소유한 더블루케이(The Blue K)와 에이전트 계약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GKL에 에이전시를 통한 창단을 지시했고, 더블루케이는 미리 장애인 펜싱팀을 구성해 제시하고 GKL은 그대로 수용했다. GKL 장애인 펜싱팀은 사실상 더블루케이를 위한 사업이었던 셈이다.

GKL 휠체어 펜싱팀 창단에 관여했던 전 관계자는 지난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올해 5월11일 선수 계약을 할 때 선수들이 더블루케이와 이미 에이전트 계약이 맺어져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우리는 선수들과 단독으로 계약하려고 했지만 더블루케이와 제3자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 과정에서 "향후 정부에서 장애인 체육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프로 및 아마추어팀을 창단할 때 전문 스포츠 대리인 제도를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니 적극 활용해달라"는 공문을 보내 더블루케이와의 에이전트 계약을 독려했다.

◇ 더블루케이, GKL에 펜싱팀 선수단 추천

GKL은 지난해 9월8일 문체부로부터 실업팀 창단에 관한 협조 요청 공문을 받은 뒤 11월 이기우 GKL 회장이 창단 준비 지시를 내리면서 본격적으로 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GKL은 더블루케이와 올초 만남을 갖기 시작해 창단 준비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2월쯤 조성민 더블루케이 전 대표와 처음 만났다. 몇번 만남을 가진 뒤 조 전 대표가 관뒀다는 소식을 들었고, 3월부터 최철 대표를 만나 정보를 받았다"며 "두 분 모두 따로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었고 무상으로 정보를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펜싱 선수들에 대한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 누군가가 더블루케이에 정보를 알아보라고 해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블루케이는 창단에 필요한 기초 자료 제공은 물론 선수단 인선에까지 관여했다. GKL 관계자는 "더블루케이와의 인연은 실업팀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자료를 모은 것으로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4월쯤 더블루케이로부터 감독, 코치, 선수를 일괄적으로 제안 받았다"고 말했다.

◇ 선수도 모르는 사이 에이전트 계약?

당시 더블루케이로부터 추천 받은 감독은 박상민 현 GKL 장애인 펜싱팀 감독이자 휠체어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고영태(40) 더블루케이 이사의 고등학교 선배고, 두 사람은 모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출신이었다.

선수 계약도 사실상 더블루케이와의 계약과 다름없었다.

GKL 관계자는 "선수 3명을 선정하고 계약할 시점에서 더블루케이가 해당 선수들과 기존에 에이전트 계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에이전트로서 선수 훈련 및 대회 관리를 할 수 있게 제3자계약을 하자고 하더라"며 "선수들과 단독 계약하려 했지만 더블루케이와의 계약상 문제가 없어 계약했다"고 말했다.

조건이 이렇게 일방적인데도 정작 당사자인 선수들은 에이전트 더블루케이와의 계약 사실을 몰랐다.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선수들은 GKL과 계약을 맺을 때 더블루케이의 존재 사실을 몰랐으며 팀이 창단되고 나서 자신들의 에이전트 존재를 알았다는 것이다.

GKL은 "팀 창단 과정에서 고영태라는 분은 만난 적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한다"며 "국가대표 감독인 분이 우리 팀을 지도한다니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8월2일 계약 해지…더블루케이의 이상한 업무 처리

지난 8월2일 GKL은 더블루케이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7월 말 TV조선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한 직후다.

GKL 관계자는 "더블루케이가 6월 제13회 춘계 전국휠체어펜싱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전지훈련과 대회 참가에 관한 내용을 묶어 제안해왔다. 그런데 추진 과정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는 박상민 감독에게 의견을 물은 뒤 GKL에 제안을 했고, GKL과 협의된 부분을 다시 또 박 감독에게 검토받았다.

GKL 관계자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점차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우리도 더블루케이에게 받은 제안을 박상민 감독에게 확인하게 한 뒤 내부 검토를 거친 결과를 더블루케이에 전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박 감독이 고영태 씨의 지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팀이 창단된 이후에도 고씨가 업무에 관여했을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

hyillil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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