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K리그의 자존심, 소중한 콘텐츠 슈퍼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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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에 이어 A대표팀 사령탑 사퇴까지.
6월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뜨거웠던 81번째 슈퍼매치를 사진으로 돌아본다.
그라운드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 대는 양 팀 서포터스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슈퍼매치를 볼 수 있을까.
이날 VIP석에는 슈퍼매치에 맞춰 한국을 찾은 수원의 레전드 수비수 마토,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이 자리해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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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에 이어 A대표팀 사령탑 사퇴까지. 연이어 쏟아지는 축구계의 굵직한 뉴스에 밀려 침체기에 빠진 한국축구의 근간 K리그 클래식이 2주간 조용한 휴식을 마치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 시작에 수원과 서울의 만남이 있었다. 그래서 참 다행이었다. 언제 만나도 뜨거운 그들 덕분에 K리그 클래식이 이렇게 펄떡펄떡 살아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6월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뜨거웠던 81번째 슈퍼매치를 사진으로 돌아본다.
#역시나 뜨거웠던 양 팀의 만남
슈퍼매치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응원이다. 그라운드를 사이에 두고 으르렁 대는 양 팀 서포터스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슈퍼매치를 볼 수 있을까. 이날 경기 역시 그들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수원 서포터스는 화려한 카드섹션과 청백적 우산 퍼포먼스로 눈을 즐겁게 했고, 수많은 원정팬을 이끌고 온 FC서울 역시 우렁찬 목소리로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였다.
그라운드 역시 뜨거웠다.
이날 VIP석에는 슈퍼매치에 맞춰 한국을 찾은 수원의 레전드 수비수 마토,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등이 자리해 경기를 지켜봤다.
#경고 6장, 선수보다 더 바빴던 심판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위험한 장면이 속출했고,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심판의 눈과 귀도 바쁘게 움직였다. 그라운드는 거칠고, 벤치까지 과열되다 보니 주심 뿐 아니라 부심, 대기심까지 쉴 틈이 없었다.
내내 냉철한 표정으로 휘슬을 불던 고형진 주심의 '보고있다'는 제스처에 왠지모를 애잔함이 느껴진다. 이날도 역시 심판은 공공의 적이었다.
#존재만으로 든든했던 돌아온 '하비'
3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서울의 하대성은 시즌 초 부상을 당하면서 팀의 부진을 그저 먼발치서 지켜봐야했다. 그동안의 답답함을 토로하듯 하대성은 복귀 첫 날 골을 터트리며 본인은 물론 팬들의 답답함까지 말끔이 씻어주었다.
하대성은 경기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90분을 뛸 체력이 아니다. 전반기에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고, 완전히 회복한 것도 아니다"며 현재 몸상태를 전했다.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그가 서있는 서울의 중원은 무게감이 확실히 달랐다. 서울팬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왕의 귀환이 아닐 수 없다.
#팬들 앞에 고개숙인 염기훈
생각지 못한 복병 하대성이 출전하면서 서울은 힘을 받았지만 반대로 수원의 90분은 괴로웠다.
염기훈은 후반 막판 조나탄이 연결해준 마지막 기회를 놓쳤을 때 망연자실 그라운드에 고개를 파묻으며 괴로워했고, 미안함 때문인지 경기종료 후 팬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더비이기에 이겼을 때 기쁨만큼 패했을 때의 아픔도 배로 크다. 염기훈 뿐만 아니라 많은 수원 선수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라커로 향했다.
슈퍼매치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금껏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매 경기 뜨겁게 불타오르는 그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늘 위기라는 말을 달고 사는 K리그에도 언제 꺼내도 먹히는 '히든카드'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슈퍼매치가 아닐까 싶다. 한국 프로축구에 너무나도 소중한 콘텐츠 '슈퍼매치'를 이번에도 슈퍼스럽게 지켜준 팬과 선수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전한다.
'재미없다'는 비난도 있지만 아직 K리그에 슈퍼매치를 능가할 콘텐츠는 없는 듯하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조금은 안타까운 프로축구의 현실이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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