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의 UFCexpress]김동현이 코빙턴에게 "니나 내나 1등은 못한다."

조회수 2017. 6. 15. 15: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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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오는 토요일 열리는 UFC 싱가폴 대회에서 콜비 코빙턴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UFC 대표 파이터 김동현 선수 및 팀매드 양성훈 감독의 얘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싱가폴 현지에서 마무리 훈련 및 감량으로 힘든 와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흔쾌히 전화 인터뷰에 응해준 김동현 선수와 양성훈 감독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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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 & 김동현 선수 - 양성훈 감독의 생생한 전화 인터뷰

이번 칼럼에서는 오는 토요일 열리는 UFC 싱가폴 대회에서 콜비 코빙턴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UFC 대표 파이터 김동현 선수 및 팀매드 양성훈 감독의 얘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싱가폴 현지에서 마무리 훈련 및 감량으로 힘든 와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흔쾌히 전화 인터뷰에 응해준 김동현 선수와 양성훈 감독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이제까지의 준비 및 컨디션 등은 어떤지 궁금하다.

▶ 양성훈 감독 :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동현이는 팀 최고참이지만, 다른 젊은 선수들 통틀어 가장 운동량이 많을 정도로 성실한 친구다. 기본적으로 격투기 훈련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몸 상태나 기량은 늘 준비가 되어있고, 상대 콜비 코빙턴에 대한 맞춤 전략전술 역시 계속 훈련해 왔다. 마지막까지 그 기술들을 담금질할 것이다.


감량은 어떤가?

▶ 양성훈 감독 : 동현이가 UFC에서만 17전을 치렀고, 아직까지 체중을 못 맞춘 적은 한 번도 없지 않나. 이번에도 감량은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못 움직이게 방에 가둬 놓고 있다.(웃음) 동현이는 기본적으로 ‘생활 체력’이 너무 좋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밤에 자러 누울 때까지 계속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운동도 누구보다 제일 열심히 한 다음, 곧바로 본인 일 할 거 열심히 하고, 또 운동하러 와서 열심히 땀 흘리고, 다시 일하러 간다. 그래서 같이 다니면 너무 피곤하다.(웃음) 그 넘치는 에너지를 시합 때 다 쓰게 만들기 위해 이번 주 만이라도 많이 쉬게 하려 한다.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김동현
양성훈 감독의 명에 따라 방에 갇혀 강제 휴식 중인 김동현


이번 상대 코빙턴은 어떻게 생각하나?

▶ 양성훈 감독 : 강한 선수다. 레슬러지만 타격도 좋고, 무엇보다 젊은 선수만이 가진 패기가 느껴진다. 기술 중 가장 잘하는 건 당연히 태클인데 특히 상대방이 가만히 서 있거나 뒤로 밀릴 때 아주 강해진다. 원거리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움직임도 괜찮은 편이다. 

김동현의 이번 상대 콜비 코빙턴


코빙턴은 이번 경기에 대해 남다른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도발적인 멘트도 많이 하며 본인이 무조건 이긴다는 자신감을 여러 인터뷰에서 피력해 왔다.

▶ 양성훈 감독 : 당연히 선수라면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확실히 동현이는 동현이만의 클래스가 있다. 물론 동현이가 UFC 챔피언은 아니지만, 이제까지 동현이가 진 선수들은 다 UFC의 톱클래스 파이터들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아 올 수 있는 동현이만의 힘은 사실 TV 화면에서 드러나기가 힘들고, 현장에 있는 관중들도 느끼기 힘들다. 오직 같이 싸우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다. 동현이는 생각 없이 맞부딪히기 보다는 서서히 상대 힘을 갉아먹는 스타일이다. 그 스타일을 흉내 낼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도 힘들 것이다.


코빙턴을 상대할 전략에 대해 좀 얘기해 준다면?

▶ 양성훈 감독 : 전력 노출이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상대 특기인 레슬링에 대한 준비 뿐 만 아니라 타격전에 대한 대비도 상당히 많이 해 왔다. 코빙턴이 본인의 레슬링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붙어보면 동현이를 계속 넘기거나 눌러놓긴 힘들 것이고, 결국 타격전이 많든 적든 나올 수 밖 에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의 마지막 디테일을 계속 가다듬고 있다.

코빙턴은 원거리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폭발력과 레슬링이 있는 선수고, 동현이는 발이 빠르지는 않지만 코빙턴보다 리치가 길고 파워가 있으며 우리끼리만 아는 여러 장점이 있다. 그런 서로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작전을 준비하고 연습했다.

몸으로만 연습하는 게 아니라, 동현이 및 다른 코너맨들과 함께 회의도 하고 있다. 선수들마다 다 스타일이 다른데, 특히 신인 선수들은 경기 전 압박감 때문에 그런 의사소통을 하기가 힘들지만, 동현이는 워낙 베테랑인데다가 격투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계속 회의를 하며 기술도 정리하고 마음도 가다듬고 있다.


싱가폴 현지에서 마무리 훈련을 준비하는 김동현의 모습


이제 김동현 선수에게 질문을 좀 해보겠다. 코빙턴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연일 쏟아낸 도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김동현 : 그렇게 의식적으로 자신감을 피력하며 멘탈을 잡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코너 맥그리거일 텐데, 맥그리거를 따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발언들은 자신감이 좋다 정도로 느꼈는데, 본인이 UFC에서 가장 미남이라 얘기한 걸 보고 신뢰도가 확 떨어졌다.

최근에 양성훈 감독님과 함께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영화 촬영을 했는데, 거기서 내가 한 대사가 하나 있다. 코빙턴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니나 내나 1등은 못한다.”

(옆에 있던 양성훈 감독 및 코너맨들 대폭소)

난 내 자신을 잘 안다. 화끈한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도 해 보고 있지만 대부분 내 경기는 일반 팬들이 보기에 지루하다. 나도 내 경기가 재미없어서 집에서 끝까지 보기가 힘들다. 그런데 코빙턴은 나와 똑같다. 코빙턴이 과연 집에서 자기 경기를 혼자 볼 수 있을까? (굉장히 진지한 말투) 재미없어서 절대 못 본다. 우리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고, 아무리 이겨도 타이틀전 기회를 쉽게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입을 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코너 맥그리거처럼 경기 스타일도 따라줘야 한다. 코빙턴은 나처럼 자신의 위치를 좀 알 필요가 있다. 뜨고 싶어서 그렇게 입을 털어봤자 니나 내는 안 된다.


코빙턴은 본인의 레슬링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나다.

▶ 김동현 : 이건 종합격투기지 레슬링이 아니다. 난 수많은 미국 레슬러들 및 우리나라 엘리트 레슬러들과 훈련해 봤다. 사실 내가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종합격투기에서는 넘기는 게 다가 아니다. 바로 일어날 수 있는 능력도 그만큼 중요하다. 테익다운을 한 번 성공시키면 공격자의 체력이 쭉 빠진다. 이걸 회복하려면 적어도 1~2분은 상대를 그라운드에 눌러놓아야 한다. 그런데 상대가 바로 일어나 버리면? 오히려 넘긴 사람이 손해고, 체력이 빠지며 경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나도 그래플러라서 그런 마음가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코빙턴이 나와 붙어보면 이런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코빙턴은 '미국 내에서 유도가들은 결국 레슬러들 틈에 끼지 못한 낙제생들에 불과하다'란 얘기도 했다는데.

▶ 김동현 : 미국에서는 그럴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절대 아니다. 우물 안 개구리 식 사고이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 생각한다. 그런 아집을 갖지 않게 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따뜻한 관심 및 엄격한 훈육이 필요한데, 코빙턴은 아쉽게도 그런 정신적 교육이 덜 된 것 같다. 이번 경기에서 내가 친절히 알려 주겠다.


UFC의 공식 사진 촬영에 임하는 김동현


알겠다.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들에게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 김동현 : 감사드립니다. 아시아 UFC 선수 중 최다 경기 출전이나 최다승 등 기록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오지만, 사실 제게는 그런 기록이나 승패보다는 팬 여러분들에게 제가 흘려온 피땀의 결과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해 왔기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히 따라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 마리의 구렁이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잠깐만, 구렁이? 구렁이는 갑자기 뭔가?

▶ 김동현 : 아, 코너맨인 이정원이 찍어준 내 최근 스파링 영상을 보니 뭔가 구렁이 느낌이 났다. 구렁이가 먹잇감을 칭칭 감아 서서히 숨을 멎게 하듯이, 나도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기보다는 중요 포인트를 잡아 상대가 도망갈 길을 막고 서서히 잠재울 것이다.


원래 별명인 매미에서 탈출하기 위해 급조한 것 아닌가?

▶ 김동현 : (대답이 없음)


알겠다. 정말 마지막으로, 예전에 이순신 장군님이 지켜주신다는 얘기를 하며 장군님과의 연결고리로 거북이를 얘기한 바 있는데, 여전히 그 기운을 받고 있나? (과거 인터뷰에서 김동현은 거북선을 발명한 성웅 이순신 장군님이 본인을 지켜주신다고 굳게 믿으며, 그 연결 고리로 본인 방에 있는 거북이 인형 여러 개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 김동현 : 당연하다. 장군님은 늘 내게 용기를 주시고, 거북이 인형들도 잘 있다. 누구든 내 방에 오면 그 거북이들 때문에 장군님의 좋은 기운을 받고 간다고 좋아한다. 이번에도 그 기운을 받아 임전무퇴의 자세로 싸우겠다.




6월 17일(토) 17:30에 열리는 UFC Fight Night 웰터급 '김동현 vs 코빙턴'

김동현 선수의 멋진 승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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