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계륵'된 김주형-최승준, 맞트레이드 어떨까

조회수 2017. 6. 10. 12: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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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즌 활약 이어가지 못한 김주형-최승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 시 KIA-SK 윈윈 가능
 지난해 나란히 19홈런을 터트린 최승준, 김주형 [사진=SK/ KIA ]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지난 시즌, SK 최승준과 KIA 김주형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승준은 76경기에서 타율 0.266 19홈런 OPS 0.942, 김주형은 135경기에서 타율 0.281 19홈런 OPS 0.854를 기록했다. 

최승준은 76경기 중 27경기, 김주형은 135경기 중 54경기에 교체 출장한 점을 감안하면 19홈런이란 수치는 상당한 인상을 남겼다.

매시즌 ‘거포 유망주’로 분류되면서도 단일 시즌 두 자리 수 홈런조차 경험한 적 없던 이들은 지난해 활약을 통해 단숨에 팀의 중심 거포로 자리잡았다.

 지난 시즌이 극단적인 타고투저의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국내 타자 중 10~20타수마다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는 상당히 드문 터. 올 시즌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 개막 후 2달 반, ‘기대주’에서 ‘계륵’으로

▲ 올 시즌 '계륵'으로 전락한 최승준과 김주형 [사진=SK , KIA ]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하지만 기대감도 잠시, 이들은 시즌이 채 절반이 지나기도 전에 ‘계륵’으로 전락했다. 최승준의 경우는 부상이 문제였다. 스프링캠프에서 베이스 러닝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시즌이 한 달 넘게 지난 5월 21일에서야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1군 복귀 뒤에도 문제는 계속됐다. 역대급 홈런 군단 SK에 그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기존 1루수 박정권뿐만 아니라 군에서 전역한 외야수 한동민이 1루수로 간간이 기용되고 있었고, 5월 합류한 외국인 타자 로맥도 1루수 출전 비중이 높았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한동민, 김동엽 등이 번갈아 들어섰다. 최승준은 1군 합류 후 3경기 만에 홈런을 터트렸지만, 5경기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야했다.

KIA 김주형은 심각한 타격 부진이 문제였다. 개막전부터 선발 1루수로 출전했고, 이후 이범호의 부상으로 주전 3루수로 나섰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해 컨택에 급급한 김주형은 시즌 첫 19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55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2군으로 내려갔다.

(관련 칼럼: '2군 추락' 김주형, '밀어치기'에 생존 달렸다)

이후 틈틈이 1군에 모습을 비췄지만 기회는 대폭 줄었다.  5월 8경기에서 선발 출장은 3경기에 불과했고 6월에도 6경기 중 4경기에 교체로 나섰다.

1루수로는 서동욱, 2루수 자리에는 안치홍이 있었고,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전 3루수 이범호도 6월 8일 1군에 복귀했다.  최근엔 선발 출장하더라도 경기 중후반 교체되기 일쑤다. 그에 대한 KIA 벤치의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올시즌 만개하나 싶었던 이들은 2달 반 만에 ‘계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추락, 트레이드 카드 활용은 어떨까?

하지만 김주형과 최승준은 백업과 2군을 전전하기엔 아까운 재목이다. 이들은 지난해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일부 입증했고, 올 시즌에도 퓨처스리그에서 각각 5홈런(18경기), 6홈런(27경기)을 터트리며 여전한 힘을 과시했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해결책은 하나, 바로 ‘트레이드’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면 팀을 옮겨 새로운 환경에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올 시즌 KBO에서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승준-김주형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장타력이 아쉬운 KIA 1루수, 최승준이 온다면?

팀 사정과 부상 탓에 기회는 줄었지만, 최승준은 여전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KIA는 현재 유격수-2루수 키스톤 콤비와 3루수는 건재하지만, 1루수들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올시즌 1루수로 자주 출장한 김주찬은 부상과 부진으로 타율 0.169, OPS 0.481로 참담하고  5월 중순 이후 주전 1루수로 자리잡은 서동욱은 최근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1루수치고는 장타력이 아쉽다. (1홈런 장타율 0.456) 올 시즌 KIA 1루수들의 OPS는 0.655로 리그에서 3번째로 낮다.

만약 최승준을 영입한다면 1루수 부문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그는 넓은 구장에서도 홈런 생산이 가능함을 입증한 타자. 지난해 19홈런 중 12홈런을 원정에서 기록했으며,  잠실에서도 3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5타수당 1홈런을 터트리며 여전한 장타력을 유지 중이다. 1루수의 장타력이 약한  KIA로서는 여러모로 탐나는 카드다.

 올 시즌 리그 1루수들의 평균 기록과 KIA 1루수의 기록. [기록=STATIZ]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최승준을 영입할 경우 내외야의 선수 가용 폭도 한층 깊어진다. 최근  주전 1루수로 나서던 서동욱을 내야 유틸리티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김선빈과 안치홍이 잘 버티고 있지만, 이들이 부상이나 부진에 시달릴 경우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력한 '슈퍼 서브'가 생기는 셈이다. 

김주찬 역시 외야로 돌아간다면 활용도가 좀 더 높아진다. 주전 우익수 이명기와의 경쟁으로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도 있고, 코너 외야수들의 부상이나 부진 시 백업으로 나설 수도 있다. 올시즌 최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김주찬 개인으로서도 익숙한 외야로 돌아가 타격에 집중하는 것이 부진 탈출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로맥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터뜨린 최승준


# 나주환 의존도 높은 SK 내야 백업, 김주형이 온다면?

문학 구장은 김주형의 자신감 회복을 돕기에 충분하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주형이 SK로 이적한다면 이전보다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좌우 펜스 길이가 95m에 불과하며, 중앙 펜스도 광주챔피언스필드에 비해 짧다. 기본적으로 힘을 갖춘 타자이기에, 좁은 구장에서 자신감을 되찾는다면 SK의 팀 컬러에 맞는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거포 유망주가 상대적으로 작은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으로 이적 후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례는 적지 않다. 넥센 이적 후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박병호,  15~16시즌 정의윤, 지난해 최승준이 대표적인 예다.

SK는 올 시즌 초반 KIA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포수 이홍구의 홈런포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홍구는 SK 이적 후 절반 이상을 교체로 나서면서도 9홈런(39경기 76타수)을 터트리며 SK의 팀 컬러에 완벽 적응했다. 김주형에게도 같은 롤을 기대해 봄 직하다.

김주형의 최근 3년간 포지션별 소화 이닝. [기록=KBO 홈페이지]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포지션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활용 가능해 한동민, 로맥, 김동엽 등과 포지션이 겹치는 최승준과 달리, 김주형은 내야 전 포지션에 기용할 수 있다. 수비력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전천후 내야수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는 최근 3년간 내야 전 포지션에서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마침 SK는 나주환 외에 마땅한 내야 백업이 없다. 게다가 주전 유격수 박승욱은 타율 0.250/10실책으로 공수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긴 상태. 

김주형을 영입하면 팀 타선의 핵 최정을 뒷받침할 백업 3루수로는 물론,  급할 경우 김성현과 박승욱을 대신해 2루수와 유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승준(만 29세 5개월)에 비해 나이는 2살(만 31세 6개월) 많고 올 시즌 성적도 아쉽지만, 야수로서 활용 범위는 훨씬 넓다. 

* 전천후 수비수로 활용 가능한 김주형


# 트레이드 활발해진 KBO, 또 한 번의 ‘대형 트레이드’ 터질까


물론 이것은 두 선수의 가치와 현재 양 팀  전력 극대화를 감안한 가상의 제안일 뿐이다. 

혹자는 2살 더 어리고 미래 홈런왕의 자질을 가진 최승준이 아깝다고 볼 수도 있고,  그 반대로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건강한 김주형의 가치를 높게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장타력을 갖췄고, KIA-SK 모두 올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시즌 중후반을 대비한 예비 자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재능을 가진 두 선수가 팀의 ‘계륵’으로 전락해 시즌을 보내는 것은 리그 전체나 적지 않은 나이인 두 선수 입장에서도 아쉬운 일이다.

현재 소속 팀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김주형과 최승준이 유니폼을 바꿔 입고 더 활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 이들의 트레이드는 검토해 가치가 있는 옵션이다.  어느 한 선수에 무게감이 쏠린다는 판단이 든다면 시즌 초 4-4 트레이드 처럼 다른 선수들을 더해 무게를  맞춰보는 것도 가능하다. 

올 시즌 KBO리그는 예년에 비해 활발한 트레이드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과거처럼 부메랑 효과를 걱정하기보다는 필요한 포지션 보강이나 선수의 미래를 위해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내하는 분위기다.

이미 두 차례 합작 경험이 있는 '광주일고 동기동창 ' SK 염경엽 단장과 KIA 김기태 감독의 긴밀한 협조 관계를 감안하면  또 다시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거포 유망주’에서 ‘계륵’으로 전락한 김주형-최승준에게 트레이드는 기회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굳이 KIA-SK 간 트레이드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글: 계민호 기자 / 기획 및 감수: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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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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