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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넥센 선발 브리검, 오설리반 악몽 지울까

조회수 2017. 5. 18. 09: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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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준영의 외국인 리포트] 넥센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
오설리반을 대신해 넥센 마운드에 합류한 제이크 브리검 (사진: OSEN)

히어로즈 구단 창단 이후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기록을 경신한 션 오설리반(옵션 포함 총액 110만 달러)은 2017시즌 3경기 2패 ERA 15.75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시즌 중 한국을 떠난 첫번째 외국인이 되고 말았다. 적지 않은 금액을 포기해야 했던 넥센으로선 뼈 아픈 선택이었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빠르고 과감했다.

이후 대체선수로 선택한 외국인 투수는 제이크 브리검이다. 계약 총액은 오설리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5만 달러다. 일각에서는 오설리반에게 실제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70만불을 제외한 차액에 맞춘 영입이라는 시선도 있다. 브리검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2015년 12경기에 등판해 1패 ERA 8.64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현재 넥센 선발진은 ERA 4.16으로 리그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에이스 밴헤켄이 어깨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등 예년같지 않은 만큼 외국인 선발 투수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브리검이 선발로 연착륙한다면  넘치는 국내 선발 후보군을 활용해 구원 ERA(5.37) 8위에 그치고 있는 불펜을 강화 할 수도 있다.

최대의 실패작이 되고만 넥센의 오설리반 영입 (출처: KBO 야매카툰 중)

과연 브리검은 오설리반의 악몽을 지우고 넥센 투수진에게 보탬이 될 수 있을까?

# History

브리검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브리검은 고교시절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다소 무명인 고등학교(Central Florida Christian Academy)에서 뛴 탓인지 예상과는 달리 2006 드래프트에서 상위 라운드 지명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6라운드 지명임에도 20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을 정도로 기대받는 유망주였고 텍사스 입단 이후에는 구속이 크게 오르며 최고 97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게 되었다. 06-07시즌 29경기 135 1/3이닝 ERA 3.39로 성적도 준수했다.

하지만 데뷔 초반 무리한 탓인지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2008년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며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2009년 복귀한 이후 구속 저하는 크지 않았지만 제구에 애를 먹으며 한동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컵스로 트레이드 된 이후, 다시 텍사스로 돌아왔다가  피츠버그, 애틀란타 등 여러 팀을 전전하게 되었다.

2015시즌 애틀란타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지만 인상적인 데뷔전(3이닝 무실점 4삼진) 이후 난타 당하면서 12경기 1패 ERA 8.64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15시즌이 끝난 이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계약하며 일본 야구에 진출했다. 지난해 NPB에서는 11경기 3패 ERA 5.24로 부진했다.(2군 15경기 6승 2패 ERA 3.67)

* 브리검 메이저리그 데뷔전 투구 영상

일본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브리검은 16시즌 종료 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시즌 마이너리그에서 단 1경기도 출장하지 않았고, 넥센과 계약하며 아시아 야구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 피칭 스타일

브리검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브리검은 평균 92.3마일(148.5km/15시즌)의 속구를 뿌리는 우완 투수다. 최고 구속은 94.6(152.2km)마일까지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평범한 구속이지만 제구만 뒷받침된다면 KBO리그에서는 경쟁력을 갖는 구속이다.(리그 평균 구속 141.2km)

투구 레퍼토리는 포심-슬라이더-투심-커브-체인지업으로 우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 좌타자를 상대로는 투심과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슬라이더는 제법 위력적이었지만(헛스윙% 18.2%), 투심(피OPS 2.050)과 체인지업(피OPS 1.000)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좌타자를 상대로 구사하는 투심과 체인지업이 난타 당하면서 자연스레 좌타자에게 약점을 노출했다.(좌타자 상대 피OPS 1.285)

브리검의 슬라이더 로케이션(출처 : Baseballsavant)  

제구가 강점인 투수는 아니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BB/9)은 3.45, 메이저리그 통산 BB/9은 4.32였다. 일본에서도 BB/9 4.19로 볼넷이 적지 않았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로케이션을 봐도 커맨드가 뛰어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올시즌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이 상당히 넓어졌기 때문에 볼넷 허용률이 상당폭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비교

다이아몬드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5/15 기준)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지난해 보우덴, 올해 페트릭 등 NPB 출신 알짜 투수들이 일정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우덴과 페트릭은 NPB에서는 그다지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뒀다는 공통점도 있다. 

브리검(148km)은 속구 구속에 있어 보우덴(144km), 페트릭(142km)보다는 확실히 우위에 있다. 하지만 구속 외에는 보우덴이나 페트릭보다 뛰어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커리어로만 본다면 컨트롤은 페트릭이 브리검보다 뛰어나고, 삼진을 잡는 능력은 보우덴이 더 뛰어나다. 

다만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 KBO리그에서는 다소 부족한 컨트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의 92마일과 KBO리그에서의 148km는 경쟁력이 다르다. 브리검이 페트릭이나 보우덴보다 뛰어난 투수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보다 못한 투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 체크 포인트

가족적인 것으로 알려진 브리검 (출처: 브리검 SNS)

유망주 시절 브리검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평가는 최고 97마일의 강속구, 그리고 80마일 초반대의 파워커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브리검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속구 구속은 평균 92.3마일(최고 94.6마일)이었고, 주무기는 커브가 아닌 슬라이더와 투심이었다.

이것은 브리검이 유망주 시절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결국 브리검은 메이저리그의 생존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은 브리검이 오히려 더 절실하게 한국에서 야구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시즌 초반 오설리반의 참담한 실패로 다소 급하게 영입한 면도 적지 않다. KBO리그 기준 상위권인 구속을 제외하면 특별한 강점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좌타자 상대 구종, 날카롭지 못한 제구 등 몇몇 약점은 되려 강점에 비해 도드라져 보인다. 

하지만 올시즌 최저가 외국인 투수인 삼성 페트릭의 선전과 110만불 투수 오설리반의 실패에서 알 수 있듯 외국인 투수는 직접 리그에서 던지는 모습을 봐야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하지 않았던 체인지업과 투심이 KBO리그에서는 효과적인 구종이 될 수도 있고,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브리검이 선발진에 안착한다면 향후 마운드 개편에 큰 힘이 될  것이며, 이는 올시즌 넥센의 약점인 불펜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즉, 브리검의 성공은 단순히 선발 투수 1명을 얻는 것 이상의 전력 향상을 이룰 수 있고 이 경우 넥센의 상위권 도약이 예상된다. '45만불' 투수 브리검이 오설리반의 악몽을 지우고 제 2의 보우덴이 될 수 있을까? 오늘 밤 (5/18) 그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관련 기사:  [10개구단 뎁스차트 분석]① 2017 KBO리그 선발진 파워랭킹)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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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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