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경의 포토카툰] '슛돌이'가 아닌 'U-18 축구대표팀' 이강인을 소개합니다

조회수 2017. 5. 12. 12:10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축구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6살 꼬마가 어느덧 훌쩍 자라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 앞에 나타났다. 2007년 KBS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해 '축구 신동'으로 유명세를 탔던 이강인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출연 이후에도 축구를 계속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더니 2011년 '슛돌이' 이강인이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에 입단했다는 놀라운 뉴스가 나왔다. 그리고 올초에는 그가 레알 마드리드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발렌시아와 2019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발렌시아 홈페이지 캡쳐

그렇게 한동안 바다 건너 뉴스로만 접했던 이강인이 드디어 국내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18세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이강인은 소집 연령보다 2살 어린 나이지만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18세 대표팀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유달리 볼을 잘 다루던 귀여운 꼬마의 눈부신 성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KBS <날아라 슛돌이> 방송캡쳐 

자, 이제 그럼 '슛돌이'가 아닌 '18세 축구대표팀 선수' 이강인의 모습을 공개한다. 그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한다면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를 짓게 될 지 모른다. 

'슛돌이' 이강인이라는 부연 설명이 없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훌쩍 성장한 이강인이다. 키는 173cm로 형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한창 자라는 나이인 만큼 크다 작다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


#그라운드 위 카리스마 이강인

이날 U-18 대표팀은 숭실대와 연습경기를 가졌는데, 이강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다. 몸을 풀 때만 해도 수줍은 미소를 보인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180도 다른 카리스마로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빠른 돌파로 첫 번째 골에 기여한 이강인이 시크한 표정으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두 번째 골이 터진 후 동료들과 축하를 나누는 이강인

동료들도 형이지만 상대팀은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대학생 형들이었다. 그러나 기죽기는 커녕 때로는 상대 입장에서 화가 날 정도로 거친 플레이를 보였고, 동료에게는 본인이 원하는 바를 당당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강인의 거친 플레이에 순간 화가난 숭실대 선수가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해외경험 덕분인지 국내 선수들보다 선후배 문화에서 확실히 자유롭다는 느낌이 강했다. 자존감도 컸다.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스스로 자책하거나 화내는 장면은 묘하게 손흥민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18세 대표팀은 숭실대를 상대로 2-1로 승리했고, 두 골 모두 이강인이 투입된 후반에 터졌다. 그리고 첫 번째 골은 이강인의 돌파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었다.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던 슛돌이 이강인의 이미지는 이날 단 한 경기로 말끔히 지워졌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했다. 재밌는 것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서 나온 이강인에게 그 모습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강인은 다시 열여섯 소년으로 돌아왔다.  



#그라운드 밖 친절한 스타 이강인

이날 파주트레이닝센터에는 꽤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 전부는 아니겠으나, 아무래도 이강인을 보기 위한 인원이 많았다.

"찍어봐도 돼요?"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취재를 도와준 대동초 축구부 (채)인서와 (김)현민이

후반전부터 제법 굵은 빗줄기가 떨어졌지만 아이들은 마지막까지 기다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다. 프로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발렌시아 유스팀 이강인은 이미 스타였다.

'이.강.인'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사인을 하고, 기다리고 있던 모두와 사진을 찍어준 이강인은 맨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벤치에서 장비를 챙기고 있는 이재익(DF·서울보인고)을 보더니 대뜸 기자에게 기념사진을 찍어달란다. "제가 좋아하는 형이에요~"라며 씨익 웃어보인다. 아까 그 터프한 이강인은 온데간데 없다. 아마 뒷정리를 도와주지 못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이재익(DF·서울보인고)과 함께 기념사진을 부탁한 이강인

이날 먼발치서 지켜본 이강인은 실력도, 인성도 참 좋은 선수였다. 어릴 때 마냥 귀여웠던 슛돌이 강인이가 이렇게 잘 자랐다니 해준 것도 없으면서 괜히 뿌듯한 마음이다. 부디 지금의 맑음이 앞으로도 쭉 이어지길 바란다. 이제부터 그의 성장은 그의 몫이기도,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수많은 축구신동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이유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훗날 세계적인 스타가 됐을 때 뒤늦게 숟가락을 얹기보다 될성 부른  떡잎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밥상을 차려주는 성숙한 언론과 팬덤이 형성 되길 바라본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실패를 겪었다. 이번 만큼은 달라야 한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공으로 나누는 감동 - 스포츠공감(http://www.sportsgg.co.kr)

Copyright ⓒ 스포츠공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