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손흥민 영혼의 단짝 '그런 친구 또 없습니다'

조회수 2017. 4. 27. 11: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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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라는 영화 OST 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타국에서 힘들고 슬프고 외로울 때 서로 힘이 되어주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노래의 가사 한 소절이 떠 올랐습니다.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 줄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손가락 하트로 포즈잡고 사진찍는 영혼의 단짝 손흥민 선수와 빔머

지난 주에도 토트넘 트레이닝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 날 손흥민 선수를 만났습니다. 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절친’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카일워커(이후 워커)도 델레 알리도 좋은 친구입니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주는 ‘영혼의 단짝’은 케빈 빔머(이후 빔머)입니다. 많은 팬들이 흥미를 가질 만큼 유명한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두 친구의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오늘 그를 만나러 다시 토트넘 훈련장을 방문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케빈 빔머의 뒤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습니다. 손흥민 선수와 워커였습니다. 워커는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며 서투른 한국말로 인사를 합니다. 빔머와도 인사를 나눈 후에 손흥민선수에게 “같이 왔네요?”라고 묻자 “응원하러 왔어요.”라며 반갑게 웃습니다. 자신의 절친인 케빈이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까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절친을 응원나온 손흥민 선수와 워커
“그럼 쏘니가 베컴보다 더 유명한 선수네?”

인터뷰 전에 워커는 손흥민 선수의 한국에서의 인기에 대해 묻습니다. 친구가 얼마나 유명하고 인기가 있는지 궁금한 듯 ‘쏘니와 키(기성용 선수) 중에 누가 인기가 많은지, 누가 선수중에 제일 유명한지’에 대해 묻길래 ‘둘 다 인기가 많은데 요즘에는 쏘니가 잘 해서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쏘니가 베컴보다 더 유명한 선수네”하며 손흥민 선수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유쾌했습니다. 빔머도 긴장이 풀렸는지 편안하게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케빈 빔머의 축구에 관한 짧은 기억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항상 축구를 하셨어요. 아버지는 내 우상이었기에 아버지를 닮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로선수가 되고 싶었구요.”

“아마 쾰른에서 뛰고 있을 때였을거에요. 분데스리가 2부에서 우승 후 팀이 1부로 승격했는데 그 때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좋은 기억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빔머


첫 만남과 선수로서의 손흥민

손흥민선수를 알게 된 것은 분데스리가에서였습니다.

“쏘니와는 독일에서 상대편으로 두 번 경기한 적이 있어요. 쏘니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해서 좋았어요.”하며 손흥민선수를 보면서 웃습니다.

“레버쿠젠과 쾰른은 15분 거리라 매우 가까워요. 하지만 두 팀의 사이는 안 좋아요. 쏘니는 좋은 선수였고 상대편 선수로 알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몰랐어요. 런던에 와서 가까워졌고, 같이 뛰게 되서 너무 좋아요.”

선수로서의 손흥민은 어떨까요? 분데스리가에서는 상대팀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같은 팀으로 그를 지켜본 빔머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레버쿠젠에서 쏘니는 자신을 계속 발전시켰어요. 멋진 골을 많이 넣었고, 매우 빠른 선수였어요. 토트넘에 와서는 점점 잘 해나가고 있어요. 윙어지만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는 어느 팀에 가도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쏘니가 우리와 있어서 행복해요. 그는 우리 팀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중의 한 명이며, 나는 그와 이 곳에서 오래토록 뛰고 싶은 마음이에요.”


'손흥민+빔머'라 쓰고 '절친'이라 부르다

그렇다면 친구로서 두 선수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손흥민선수가 AFC와의 인터뷰에서 케빈을 절친이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서 지난 주에 손흥민 선수에게 친구로서의 케빈에 대해 물어봤어요.

“케빈은 예의바르고, 착한 친구에요. 한국에 관심도 많구요. 그래서 저와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저는 어릴 때 유럽에 나와서 한국에 가까운 친구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보다 더 친한 친구라고 이야기 할 만큼 소중한 친구에요. 어디에도 이런 친구 없어요.”

지난 미디어데이 인터뷰 시, 절친 빔머에 대해 이야기하는 손흥민 선수
“쏘니가 나를 절친이라고 해주면 기분이 좋아요”

쏘니가 나를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해줘서 너무 행복하고 영광스러워요. 나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는 항상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어요.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함께 런던 시내에 나가기도 하구요. 또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점도 좋구요. 다시 말하지만, 쏘니가 나를 절친이라고 해주면 기분이 좋아요.”

빔머 선수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의 인터뷰를 지켜보는 손흥민 선수를 쳐다보고 미소를 짓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그런 친구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구요. 언어와 인종과 나라는 달라도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는것이 느껴지는 두 친구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6일 새벽 4시(한국시간) 스완지시티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자마자 벤치로 뛰어가서 케빈을 포옹하는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경기 후에 ‘왜 그랬냐?’고 묻자 “가장 친한 친구가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그 친구를 위로도 하고 기쁨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라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빔머는 이 당시에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했어요. 오늘 그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 때의 기분을 물었어요.

“나는 사실 쏘니가 골을 넣고 나에게 달려오는지 몰랐어요. 쏘니가 골을 넣어서 기쁘고 팀이 역전해서 들 뜬 상황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벤치로 달려와서 나를 안아주는데 놀라기도 했고,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내게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죠.” 라며 그 때를 회상하며 행복해 합니다.


※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마침 손흥민 선수가 득점 후 빔머 선수를 찾아간 모습이 나오는 영상이 있어 첨부합니다. (1분8초) 

기성용 선수가 작년 10월 카타르와의 월드컵예선에서 득점을 한 후에 벤치에 있는 이청용 선수를 안아주는 모습과 동일한 장면이었습니다. 기성용 선수가 ’네 몫까지 열심히 뛸께. 힘내’라는 마음을 전했던 것처럼 손흥민 선수도 빔머에게 그 마음을 전했던 것입니다. 

유명한 절친인 형들의 관계처럼 손흥민 선수와 빔머도 절친임을 확인시켜주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 가면 쏘니가 좋은 데도 구경시켜 주고 맛있는 식당들도 데리고 다닐테니까, 한국방문이 기대돼요.”

손흥민 선수는 빔머가 한국에 관심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친해지는 계기도 되었다고 했구요. 젓가락질도 잘 한다고 합니다. 빔머에게 직접 한국에 관해 물었습니다.

“나는 한국음식을 사랑해요. 특히 바베큐를 좋아하구요. 쏘니하고 자주 한국음식을 먹으러 가요.”

“이번 여름에 대표팀 소집이 끝난 후에 며칠간 한국을 방문할 생각이에요. 아직 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쏘니가 한국에 사니까 방문해 보고 싶어요. 한국에 가면 쏘니가 좋은 데도 구경시켜 주고 맛있는 식당들도 데리고 다닐테니까 한국방문이 기대되요.”

“아직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지만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하며 쏘니처럼 훌륭한 친구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한국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뿐이에요.”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오스트리아인 빔머

우리나라에 대해 관심이 많고, 우리나라 음식을 좋아하며,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에 한국 방문이 기대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를 아껴주고 힘이 되어 주는 좋은 친구인 손흥민 선수 때문이 아닐까요? 그의 조국이 한국이기에…


그런 친구 또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빔머가 인터뷰하는 중에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는 모습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주었고, “감사해요. 앞으로도 케빈(빔머) 잘 부탁해요.”라며 친구를 대신해서 고맙다는 인사도 합니다. 손흥민 선수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인사를 마친 후에 세 친구는 자신들의 실내훈련장소로 들어가면서 입구에서 셀카를 찍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면서 즐거워 합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손흥민 선수는 절친인 케빈 빔머의 인터뷰가 얼마나 좋았으면 자신의 SNS계정에 그 영상을 올려 놓았습니다. 

자신의 SNS계정에 영상을 올린 손흥민 선수 스토리 캡쳐한 사진

인사를 마친 후에 세 친구는 자신들의 실내훈련장소로 들어가면서 입구에서 셀카를 찍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면서 즐거워 합니다.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오래토록 좋은 관계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손가락으로 그린 하트만큼이나 서로를 좋아하는 절친들

손흥민 선수와 빔머 그리고 워커까지도 좋은 친구로서 뿐만 아니라 좋은 선수로서 그라운드 위에서 멋진 활약을 이어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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