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황재균, '악착같이 달린 이유'

조회수 2017. 3. 15. 10: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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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황재균은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했습니다. 4타수 2안타. 풀타임 출전.

황재균은 오랜만에 옅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기분이 좋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이네요. 너무 힘든데, 그래도 역시 시합 나가니 기분은 좋네요. (웃음) 사실 오늘 풀타임 뛸 줄 몰랐어요. 세 타석 치고 빠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교체 신호가 없더라고요. 그럼 네 타석까지 뛰나? 라는 생각이었는데, 9회까지 뛰라는 지시가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야구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한된 기회만 주어지다가 이처럼 풀타임 기회를 얻게 되니 그 자체만으로도 기뻤던 황재균입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 그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자 노력했습니다.

경기가 열리기 전, 보치 감독과 황재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황재균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타율은 시즌 타율은 .346.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습니다.

“힘도 있는데, 뛰는 것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황재균은 장타도 날릴 수 있고, 빠른 발로 주루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실제 보여줬습니다.

2회말 황재균의 두 번째 타석. 상대 투수는 톰린. 톰린은 초구로 몸쪽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이를 지켜본 황재균은 2구째를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공은 빗맞아 땅볼로 잡힐 거라 예상됐습니다.

파워뿐만 아니라 빠르다는 것도 어필할 수 있는 기회. 황재균은 있는 힘껏 1루를 향해 달렸습니다.

정말 빠르게 달렸고, 귀중한 안타를 만들어 냈습니다.

황재균의 파워는 어느 정도 인정된 상황. 빠른 발을 어필하고 싶었던 황재균은 정말 사력을 다해 달렸습니다.

“내가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기회가 오면 최대한 빠른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플레이도 있었다며 마지막 타석을 이야기했습니다.

8회초 네 번째 타석을 소화한 황재균. 크리슨 나베슨을 상대한 그는 1B 2S 볼카운트에서 4구째를 공략했습니다. 살짝 바깥쪽으로 빠진 공이었지만, 타구는 우익수 앞까지 날아가는 큰 타구였습니다.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를 향했던 황재균. 하지만 공과 황재균의 몸은 간발의 차이로 2루 베이스를 향했습니다.

태그가 되기 전, 황재균의 손이 베이스에 닿길 바랐지만,

결국 태그아웃.

심판의 아웃 판정에 황재균은 엎드린 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이 모습에서 황재균의 심정이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경기 후, 한국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한 황재균은 “2루까지 뛰려다 타이밍상 조금 늦었던 것 같다.”고 말합니다. 2루까지 뛰는 건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던 것 같다는 말에 황재균은 “열심히 뛰어 봤는데 노아웃 선두 타자인데 판단을 잘 못 한 게 아닌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살았으면 좋았겠지만..”이라고 말을 흐리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주루 코치는 나쁘지 않은 코치였다며 황재균을 다독였습니다.

“(판단 미스인지를 알고 싶어) 주루 코치에게 물어봤어요. 과감한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어차피 지금은 시범경기고, 외야 어깨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멈칫하는 것보다 과감한 플레이가 보기 좋았다면서 말이죠.”

황재균은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실력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출장 기회도 늘고 있습니다. 이미 한 차례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됐기 때문에 선수가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황재균의 플레이를 더 지켜보겠다는 의중에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황재균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선수들이 있어 기회가 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잘해야 하는데..”라며 끝까지 살아남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빠른 발을 보여주기 위해 악착같이 달렸던 것처럼, 25인 로스터에 합류할 때까지 악착같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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