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디종에 불어오는 바람 '권창훈'

조회수 2017. 2. 16. 09: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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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종FCO에 불어오는 바람 '권창훈' 1편

“언어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프랑스에 왔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축구를 시작하면서 유럽리그 진출에 대한 동경을 가져왔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이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어 동경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출발점에 섰습니다. 이 곳에서부터 그 꿈을 이루어가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바로 프랑스리그앙 디종FCO 소속인 권창훈 선수입니다. 

디종FCO 미디어룸에서 포즈잡고 있는 권창훈선수

디종은 우리에게는 아주 낯선 도시입니다. 그가 입단하기 전까지는 팀도 도시도 우리에게는 많이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차로 3시간 30분 이상을 달려야 도착하는 작은 도시 디종, 와인과 머스타드가 유명한 이 곳에 있는 프로축구팀에 국가대표 출신인 권창훈 선수가 입단을 하면서 한국 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디종FCO는 98년도에 창단된 역사가 짧은 팀이지만 최근 몇 년간 2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이번 시즌부터 1부리그에 올라온 팀입니다.


감독이 생각하는 권창훈선수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훈련장은, 권창훈 선수도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을만큼 열악해 보였습니다. 클럽하우스 안에서 감독과 단장 그리고 권창훈 선수를 기다리며 시설을 돌아보던 중, 한 쪽 벽에서 권창훈 선수의 사진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클럽하우스에 걸려 있는 권창훈선수 사진

미디어룸에서 올리비에 달올리오 감독을 만났습니다. 그는 프랑스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유소년 코치 이후 2012년부터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권(창훈)의 경기 영상을 통해 그가 우리 팀에 없는, 강한 중거리슛이 가능한 왼발잡이 미드필더이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강한 정신력을 소유한 선수라는 확신을 가졌다.”며 이미 영상으로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젊고 역동적인 선수다. 외국에서 힘들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으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한 달의 휴식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떨어져 있다. 그는 우리 팀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체력강화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줄 것이다. ”라며 권창훈 선수를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경기에 명단에 포함되었던 것처럼 풀타임은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충분히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팀이 힘든 상황이기에 빠른 시일 내에 경기에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의 활약을 기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드네요 ‘당신의 기대처럼 충분히 제 몫을 할거야 창훈이는 그런 선수라고 믿어봐…’라는.

디종FCO감독인 올리비에 달올리오감독

올리비에 감독은 훈련을 위해 미디어룸을 나가기 전 “권창훈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그를 응원하는 것이 디종을 응원하는 것이고 디종을 응원하는 것이 그를 응원하는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한다.”는 메세지를 한국팬들에게 전하였습니다.


디종FCO에 나타나고 있는 권창훈 효과

한국 팬들의 응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그의 기대처럼 요즘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디종구단 미디어 담당자는 “권창훈으로 인해 SNS에 한국쪽의 반응이 많이 늘고 있다. 유니폼 주문량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였고, 훈련장에 마련된 작은 구단 스토어에서 일하는 직원도 “어제도 한국인들이 찾아 와서 유니폼을 구입하였다. 한국인들을 전혀 볼 수가 없었는데 요즘에는 가끔 보인다. 그리고 요즘 한국에서 권창훈의 유니폼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그가 잘해서 더 많은 주문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권창훈으로 인한 한국팬들의 관심과 더불어 구단매출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네요. 그러면서 그가 활약해서 구단에 더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솔직한 마음도… 

요즘 권창훈 유니폼 주문량이 늘고 있다는 구단스토어. 

감독을 만난 후에 권창훈 선수를 만났습니다. 반갑게 웃으면서 들어오는 그의 모습이 보기 흐뭇했습니다. 그는 “언어가 힘들어요. 의사소통이 어렵기는한데 아는 단어 사용하고 핸드폰 어플도 이용하고 하면서 소통해요. 선수들이나 구단이 정말 가족적인 분위기에요. 그래서 조금은 적응하기가 좋은 것 같아요. 프랑스에 왔으니까 잘 적응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죠.”라며 현재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 놓네요. 그러면서 “오전 훈련이 12시에 끝나요.”라고 합니다. 잠시 후에 다시 그를 만나서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훈련전에 만나 잠시 대화나누는 권창훈선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디종FCO단장

훈련하는 모습을 보기에 앞서 권창훈의 영입을 성사시킨 올리비에 델쿠르 단장을 만났습니다. 그에게도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는 현재 단장으로 5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서정원 선수(현재 수원삼성 감독)가 뛰던 스트라스부르크에서 직원으로 일한 적도 있었습니다. 미디어룸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참 편한 아저씨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인사를 나누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좋아한다. 한국에 대해 잘 알려고 하며 유럽에 나와 있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그는 먼저 권창훈 선수의 영입에 대해 “리옹과의 경기 후에 현대자동차 프랑스 지사장과 저녁식사를 하였다. 그 때 K리그의 몇몇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그 중에 권창훈도 있었다. 이 후 한국의 협회와 몇 번의 교류 후에 그의 에이전트와 접촉했다. 처음에는 이적료 때문에 협상에 애를 먹었으나 선수 본인의 유럽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해 결국 영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올리비에 델쿠르단장

그렇다면 그토록 극적으로 영입에 성공한 권창훈 선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는 “그는 뛰어난 스피드와 테크닉을 가졌다. 리그앙에서도 드문 실력이기에 이 곳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확신하다. 하지만, K리그 시즌 휴식기로 인해 체력이 쳐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부모님의 도움으로 거주하는데 어려움이 덜 한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천천히 회복중이기에 한국 팬들은 그가 경기에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는 훌륭한 선수다.”며 리그앙에서도 통할 뛰어난 선수라는 생각을 가졌고, 현재 체력 및 적응 단계만 거치면 팀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듯 했습니다. 한국 팬들은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네요.

그러면서 그는 “쎄오(서정원)에 대해 기억하고 있다. 빠른 측면 공격수로써 권창훈과는 다른 포지션이지만 스피드를 갖추고 득점력을 갖춘 선수인 점에서는 닮았다. ”며 서정원 감독을 기억하며 권창훈 선수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수원삼성의 감독이 리그앙 선수로 활약할 때는 같은 구단직원으로, 수원삼성 선수가 리그앙으로 이적해 온 팀에서는 단장으로 인연을 맺고 있는 올리비에 단장은 그의 말처럼 한국과 인연이 깊어 보였습니다.


꿈은 환경보다는 열정과 노력으로...

관계자들을 만나고 클럽하우스 밖으로 나오자 선수들이 훈련 중인 권창훈 선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전술훈련이 들어가기 전에 재미있는 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단계로 진행되었는데 재미가 있어서인지 선수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하였습니다. 이 후 진행된 전술 훈련에는 웃음기 대신 진지함이 묻어나고 있었구요. 권창훈 선수도 융화되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기대도 되었구요.

밝은 모습으로 훈련하고 있는 권창훈 선수

훈련장의 시설이나 상태는 최고는 아니었습니다. 권창훈 선수가 처음 보고 (그 열악함에) 놀랄만한 수준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 곳에서 그들은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권창훈 선수도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독과 단장을 비롯해 구단 직원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였으면… 그 곳에서 흘린 땀으로 꿈을 이루었으면.... 그리고 꿈을 이루는 데는 환경보다는 열정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많은 젊은이들에게 보여주었으면…’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훈련장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훈련중인 권창훈 선수]


훈련을 마치고 락커룸으로 들어가는 그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다음편에서는 권창훈 선수를 통해 직접 전해들은 프랑스 생활과 디종 FCO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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