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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1년 전과 다른 이대호, "나에서 우리가 된 느낌이다"

조회수 2017. 2. 12. 10: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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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년 전과 다른 이대호, “나에서 우리가 된 느낌이다”

1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를 만났습니다. 2016년 2월, 그리고 2017년 2월. 유니폼만 바뀐 게 아니었습니다. 이대호는 마음가짐도 1년 전과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1년 전엔 무조건 내가 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5인 로스터 진입에 초점을 맞췄고, 오직 내가 잘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였다. 첫 번째도 내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었고, 두 번째도 내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이제는 팀을 생각하고,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크다. 팀 성적(4강 진입)을 위해, 팬들이 야구 볼 맛 나는 경기를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목표가 ‘나’에서 ‘우리’가 된 느낌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150억 원에 자유계약(FA)을 체결한 이대호는 “롯데 팬들과 다시 만나게 돼 편안한 마음도 있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맏형으로서도 책임감도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팀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훈련하는 노력을 했습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후배들 챙기는 것은 물론, 훈련장을 찾은 심판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다른 유니폼, 다른 마음가짐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긍정 마인드’. 이대호는 늘 유쾌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투덜대는 것 같지만, ‘좋게 생각하고, 즐겁게 살자’가 결론입니다.

훈련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쩌렁쩌렁 울리는 큰 목소리도 줄기차게 들려오는 걸 보니 캡틴 이대호가 훈련을 주도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1루 수비 훈련을 하면서도 ‘날렵함’을 뽐냅니다.

같이 1루 수비를 하던 최준석은 의식이라도 하듯 지속해서 이대호를 바라봅니다. 사실 최준석이 이대호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수비 훈련에 들어가기 전, 기자가 사진 포즈를 요청했습니다. 두 빅보이 이대호와 최준석에게 사진 한 장 찍자고 요청한 거죠. 사진을 찍자마자 최준석은 기자에게 다가와 “사진 좀 보여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카메라 화면을 통해 사진을 보여주니 “아니, 내가 왜 더 퍼지게 나왔죠?”라며 의아해했습니다. 옆에 있던 이대호는 “당연하지. 내가 5kg 덜 나가는데..”라며 사진이 진실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최준석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이상하네”만 연발했습니다. 단짝이지만 둘의 몸매 대결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02. 다시 만난 이대호와 서비스 감독, ‘아쉬움, 그리고 축하’

롯데 자이언츠는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스프링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칭을 마치고, 수비 훈련이 한창일 때. 굉장히 낯익은 실루엣이 보였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캇 서비스 감독이었습니다.

1루에서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이대호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훌리오 프랑코 롯데 타격코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서비스 감독은 자리를 이동해 조원우 감독을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사실 서비스 감독이 이대호를 만나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의 훈련장을 찾은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 1년간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이대호를 새롭게 돌봐줄 감독에게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대호와의 만남은 이미 훈련 전에 감독실에서 이뤄졌습니다. 이대호는 “훈련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서비스 감독을 만났다.”며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시애틀에 일본인 트레이너가 있는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오늘 서비스 감독이 캠프 시설에 도착했다고 알려줬다. 내가 감독실로 찾아가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많이 아쉬워하셨다. 참 많이 아쉬워하시더라.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고 이야기했고, 이미 내 계약 소식을 접했다며 축하의 말씀도 해주셨다.”

서비스 감독은 작은 선물(티셔츠)을 조원우 감독에게 건넸고, 조원우 감독도 롯데 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모자로 답례했습니다. 그리고 “이대호를 1년 동안 잘 데리고 있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가 몸이 더 좋아졌다. 좋아 보인다. 시애틀 음식보다 한국 음식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주지는 말라.”는 농담 섞인 당부도 전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아이스크림을 먹었길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대호는 사연이 있다고 말합니다.

영상 캡처=조원우 롯데 감독과 인사를 나눈 서비스 감독이 훈련장을 나가려 하자 1루에 있던 이대호가 “헤이~ 서비스!”라고 외쳤고, 서비스 감독은 양팔을 올려 “대호!”라며 화답했다.

이대호가 말하는 아이스크림에 얽힌 사연.

눈물 젖은 빵은 들어봤지만, 
눈물 젖은 아이스크림이 탄생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애틀에 있으면서 도대체 아이스크림을 얼마나 먹었길래 서비스 감독이 당부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대호는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더니 “아, 아이스크림! 사연이 있다.”고 말한 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먹을 게 없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선수 식당에 먹을 게 참 많다. 하지만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었다. 스테이크도, 파스타도 하루 이틀이지…. (한숨) 정말 미국 음식이 질려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질리지 않는 식품이 바로 아이스크림이었다. 식사를 반도 못하니 허기가 졌고,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든든했다.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있는데, ‘월드콘’ 같은 아이스크림이 미국에도 있었다. 내가 그 아이스크림만 먹으니 서비스 감독이 또 아이스크림 먹냐며 농담을 자주 던졌다. 근데 정말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은 거였다.”

이대호는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그 힘들다는 개막 로스터 25인에도 당당히 합류했습니다. “메이저리그 단 한 타석만이라도 오르는 게 목표다.”고 말했던 이대호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전포도 빵빵 터트렸고, 홈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도전과 메이저리그 생활은 한 시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이 일들이 있어 시원섭섭할 것 같다.”는 기자의 물음에 이대호는 “다 좋았다.”고 말합니다.

“다 좋았다. 후반에 못하기도 했지만, 못한 기억보다는 지난 1년 모두가 좋았던 기억으로 남는다. 내 꿈은 메이저리그 타석에 오르는 거였다. 딱 한 타석만이라도 오르는 게 꿈이었는데, 홈런도 날려보고, 홈팬들의 엄청난 환호도 받아봤다. 생각 이상으로 정말 많은 팬이 환호해주셨다. 잊지 못할 순간들이다. 미국팬들에게도 통했다. (웃음) 1년이 정말 후딱 지나갔다. 내 야구인생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 1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생활이 모두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하는 이대호. 그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는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루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1차 목표는 롯데 자이언츠 4강 진입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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