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의 하프타임] 잉글랜드 축구를 경험한 대한민국 챔피언들

조회수 2017. 2. 8. 10: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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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챔피언이 첼시를 만났을 때 - 챔피언들의 만남

“언니는 참 잘 해요. 제가 언니한테 많이 배워요.” 

지소연선수와 이민아선수 다정한 선후배 샷

우리나라 프로팀들에게는 동계전지훈련이 막바지에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얼마 전에 전북현대는 두바이에서 동계훈련을 마치고 귀국하였고, 수원삼성은 스페인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팀들이 여러 곳에서 새로운 시즌 목표를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영국을 방문한 팀이 있습니다. 전무후무한 리그 4연속 우승을 이루어 낸 현대제철 엔젤스입니다. 4연패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그녀들이 또 다시 5연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면서 유럽에서 전지훈련을 하였습니다. 매년 전지훈련을 위해 떠났던 스페인이 이번에도 전지훈련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영국에도 들렸습니다. 잉글랜드 최강팀인 첼시레이디스를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잉글랜드를 방문한 챔피언들

스페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들어 온 다음 날,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화이트 하트레인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 함께 축구를 하였고, 대표팀에서 함 께 호흡을 맞추기도 한 첼시 레이디스의 지소연 선수였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함께 사진도 찍고 경기도 관람하였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열심히 응원도 하였고, 그의 활약에 큰 박수를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훈련의 피로를 씻어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런던에서 손흥민 선수 경기 보기 전에 만난 절친들

6일 오후 2시, 런던 근교의 카샬톤에 위치한 카샬톤 아슬레틱FC 경기장에서는 한국 여자축구의 자존심이자 최강팀인 현대 제철과 잉글랜드의 강팀인 첼시 레이디스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여느 때와는 달리 이 경기는 비공개였습니다. 구단관계자와 선수들 외에는 경기장를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밤에 있는 첼시 훈련장이 아닌 지역팀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상황들이었지만 현대 제철과 첼시 레이디스는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결과는 2대0으로 홈팀인 첼시 레이디스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서 그녀들에게는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첼시레이디스와 현대제철의 경기 시작전 (출처:현대 제철)


경기후, 그녀들의 이야기

경기 후에 그녀들을 만났습니다. 저녁식사 자리였습니다. 이민아 선수는 “저는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경기에 뛰지 못했어요. 양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했어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연이 언니는 참 잘해요. 언니의 경기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워요.”라며 국가대표 선배인 지소연 선수의 플레이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국가대표 캡틴인 조소현 선수도 “좋은 경기였어요. 우리팀이나 첼시나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전술에 대한 테스트 성격을 뛴 경기였기에 베스트 멤버로 경기하지는 않았어요.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경기였어요. 피지컬도 좋고 스피드가 있는 선수들과 경기를 하니까 저희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 거 같아요. 나중에 대표팀에 가서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요.”라며 경기에 대한 만족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는 이런 선수들과 경쟁해 보고 싶어요.”라며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경기후에 저녁식사 중인 현대 제철 선수들과 지소연 선수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다가 부상으로 인해 현대 제철로 돌아온 공격수 전가을 선수도 “저도 소현이하고 비슷한 생각이에요. 미국에서 잠깐이라도 뛰어보니까 다시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 도전해 보고 싶어요. 첼시와 경기를 해보니까 그런 도전의식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라며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고 합니다. 특히 첼시 레이디스의 평균 관중이 2000명정도 되고 맨체스터시티 레이디스는 7000석을 가득 채울 때도 많다고 하니까 더욱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잠시 동안이지만 경험한 바로는 소연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타국에서 인정받기까지는 많이 힘들었을 텐데… 부럽기도 하고…”라며 큰 무대에서 뛰고 후배를 인정하며 부러움도 이야기 하였습니다.

자신과 가깝게 지내던 선수들과 경기를 한 지소연 선수는 감회가 남달라 보였습니다. 대학 시절 이후 한 번도 상대팀으로 경기해 보지 못했던 친구들과 경기를 치루었기에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릅니다. “경기가 결정되고 놀랐어요. 그리고 기대도 되었구요. 오늘 경기를 해보니까 현대 제철 선수들 잘하네요. 현대 제철도 주전과 비주전 모두 뛰게 하였고, 저희 팀도 새로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다양한 포지션에 대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였기에 제대로 된 경기는 아니었지만 현대 제철 선수들이 잘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나중에 베스트 멤버로 경기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결과는…”하면서 웃네요. 그녀의 이야기와 웃음에는 첼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을 인정하는 의미와 더불어 한국 여자축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을까요? ‘그 웃음을 4월에 평양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얼굴에는 웃음이 묻어나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단체사진


JI를 향한 절친과 감독님의 이야기

다음 날 첼시의 홈경기장인 스탬포드 브릿지를 방문하였습니다. 그 곳을 방문한 후에 현대 제철 주전수비수인 김혜리 선수는 “소연이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투어를 하면서 유명한 선수들과 레전드들의 유니폼들과 나란히 걸려 있는 소연이 유니폼을 봤어요. 벽에 있는 소연이 사진도 봤구요. 소연이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착한 친구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곳에서 자신의 입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구요. 이 곳에 오니까 잘 몰랐었는데 정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라며 스탬포드 브릿지 투어를 하면서 절친인 지소연 선수가 친구로서 많이 자랑스러운 듯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전지 훈련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경기하면서 힘들다거나 밀리는 경기를 많이 해보지 않았었는데 스페인과 영국에서는 그런 경기를 했어요. 선수들이 힘과 체력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자극이 된 것 같아요. ”라며 전지훈련의 성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서 그리고 유럽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서 행복한 결과를 얻어가는 듯 하네요.

현대 제철 선수들과 지소연 선수

버스로 걸어오면서 최인철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감독님은 “이번 전지훈련이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첼시 레이디스와의 경기를 통해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팀이라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전지훈련에 대해 만족을 표현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맡았던 2010년 U-20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는데 큰 역할을 하였던 자신의 애제자에 대해 “소연이는 계속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어야 해요. 그 선수들과 경쟁해서 더 좋은 기량을 갖추어서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에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는 소연이를 보니까 기특하더라구요.”라며 아끼는 제자가 더 좋은 선수가 되어서 한국축구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현대제철호의 선장 최인철 감독님


아름다운 결실을 기대하며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런던에서 그녀들을 만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리그 4연패는 거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흘리는 땀만큼 결실을 맺게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그리고 ‘한국 여자축구도 팬들이 많아지고 리그 수준이 높아져서 많은 선수들이 도전하고 싶은 리그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2017년 이제 시작되는 그녀들의 도전이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첼시 레이디스의 지소연 선수의 도전도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에 경기장에서 만난 이 만남이 그런 결과를 이루어내는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이 곳에서 들었던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4월에 평양에서도 들려왔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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