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순조로운 현지 적응 황재균, "내가 비호감은 아닌가 봐요."

조회수 2017. 2. 7. 14: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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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래요? 훈련은 어디에서 시작하나요? 포지션은? 비자는 어떻게?" 등등.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LA 국제 공항에 도착한 황재균이 입국심사를 받을 때 상황입니다.

황재균은 처음으로 혼자서 모든 걸 해결했다며 미국으로 들어오던 날을 떠올렸습니다.

황재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린드블럼이 둘을 연결해줬고, 서로 통했던 둘은 미국 진출을 차분히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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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로 미국에 오셨나요?”

“야구 하러 왔습니다. 작년까지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야구선순데, 올해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했습니다.”

“오~ 그래요? 훈련은 어디에서 시작하나요? 포지션은? 비자는 어떻게?” 등등.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LA 국제 공항에 도착한 황재균이 입국심사를 받을 때 상황입니다. 황재균은 처음으로 혼자서 모든 걸 해결했다며 미국으로 들어오던 날을 떠올렸습니다. 입국심사 질문은 상당히 구체적이었고, 답변도 명확했습니다. 그는 누구의 도움 없이 영어 인터뷰(입국심사)를 무사 통과했고, 미국 생활 적응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LA까지는 (류)현진이와 같이 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작별의 인사를 했죠. 현진이는 LA집으로 난 휴스턴으로 이동해야 했거든요. 입국 심사를 하는데 야구 선수라고 하니 질문이 많더라고요. 운동선수 비자가 없는 상태(운동 선수 비자를 준비 중이고, 캐나다로 이동해 비자를 취득할 예정)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웃음) 혼자 입국하는 제가 걱정되었는지 에이전트가 A4용지에 상황 설명을 구체적으로 써줬는데, 꺼내지 않아도 됐습니다. 나름 성실하게 답하니 통과시켜 주던데요? (웃음)”

그만큼 언어,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첫인사를 나누자마자 ‘형제’가 됐을 정도로 잘 통한다는 황재균과 트레이너 ARob. 힘든 훈련도 유쾌하게 할 수 있는 이유다.

# 01. 순조로운 현지 적응, “내가 비호감은 아닌가 봐요.”

“한국에서도 외국 선수들과 잘 어울렸어요. 이곳에서 같이 훈련하는 선수들도 스스럼없이 다가오더라고요. 먼저 말 걸어주고, 질문도 많이 하고. 외국인들이 봤을 때 제가 비호감은 아닌가 봐요. (웃음)”

미국 야구에 적응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현지 생활에 적응하는 일입니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순간부터 영어 공부에 집중한 이유기도 합니다.

“야구를 하는 사람들이고, 내가 여기 있는 선수들보다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똑같은 사람이고, 같은 선수죠. 적응하는데 옆에서 에이전트가 많이 도와주겠지만, 혼자 부딪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미국 폰을 얼마 전 개통했는데, 이 폰에선 한글을 보이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작은 것부터 바꾸려고요.”

황재균은 미국 폰에서 한글은 보이지 않게 하겠다고 말하며, 지인들의 이름도 모두 영문으로 저장했다. 일상생활에서부터 적응을 하겠다는 의미다.

훈련을 마치고, 이동하던 황재균에게 팬페스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다른 의미 없이 “한창 팬 페스트 하는 시점이다. 샌프란시스코도 곧 진행된다.”고 말했죠. 그런데 황재균은,

“어, 왜 나한테는 팬 페스트 오라는 소리 안 하지? 아, 스플릿 계약이구나. 인정해야지. (웃음)”

초스피드 인정이었습니다. 논란이 됐던 배트 플립에 대해서도 이곳 선수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좋은 소재가 된다며 미소를 짓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꾸밈없이 소통하는 탓에 허물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 02. 논란의 배트 플립, 소통의 소재가 되다.

“재~(황재균) 배트 플립 한 번 보여줘~”

실제로 같이 운동하던 선수들이 황재균에게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너의 배트 플립을 보고 싶다.”였습니다.

배트 플립은 유쾌하게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재가 됐고, 그들이 보여준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팬들의 반응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고 말합니다.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배트 플립 멋지게 한 번 해달라는 댓글을 봤는데, 살짝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들도 내가 했던 배트 플립을 알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의미 같아요. 관심 자체가 고마운 거죠.”

실제 샌프란시스코행이 정해지자 지구 라이벌인 LA다저스 푸이그와 배트 플립 대결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 03. 동갑내기 에이전트와 야구선수.

순탄하지 않았던 미국행. 황재균이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지금의 에이전트 GSI 이한길 대표였습니다. 선수를 보호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안내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에이전트지만 둘은 동갑내기로 친구이기도 합니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시점. 황재균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린드블럼이 둘을 연결해줬고, 서로 통했던 둘은 미국 진출을 차분히 준비했습니다.

이한길 대표는 “자기 관리 철저한 모습에 반했다.”고 말합니다.

“자기 관리가 정말 철저해요. 지금껏 담배는 단 한 번도 입에 대지 않았고, 술 역시 시즌 중에는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아요. 정말 잘하는 선수들, 발전적인 선수들은 라이프 스타일이 야구에 맞춰져 있는데, 황재균이 딱 그런 스타일이더라고요.”

이 대표는 황재균의 일상생활이 야구 중심으로 돌아가는 걸 보고 ‘될 선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제가 (황)재균이를 더 높이 사는 이유는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작년에 커리어 하이를 찍었음에도 스스로 만족을 안 하더라고요. 이 시점에서 한 단계 더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이 친구는 꾸준히 발전하겠다 싶었어요.”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묻자 이한길 대표는 “물론 메이저리그가 아닌 스플릿 계약이라는 사실이 가장 아쉽죠.”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플로리다에서 쇼케이스를 하고, 5~6 구단에서 오퍼를 받고, 재균이에게 설명하니, 첫 마디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가면 정말 좋겠다.”였습니다. SFG가 가장 적극적이기도 했고요.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 구단에서도 안전장치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미국 협력 에이전트가 있지만, 세부 조항은 이한길 대표가 직접 관여를 했다고 전합니다.

“스플릿 계약이라는 큰 틀이 정해지고 나니, 우리 쪽의 요구를 거의 수용했어요. 한국에서 9~10년간 프로 생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에 대우해 줄 것을 강조했죠. 통역이나, 가족 항공권 등.”

끝으로 이 대표는 “메이저리그 계약이 아니라 아쉬움은 남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믿기에 옆에서 최선을 다해 케어할 거다.”고 말합니다. 황재균이 원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얼마 전 구단에서는 황재균의 통역을 담당해줄 사람을 인터뷰했다.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 통역자가 오기 전까진 이한길 대표가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구단 미팅이나 신체검사 할 때만 함께 있으면 될 것 같다. 일상생활은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혼자서도 잘한다.”며 황재균의 적응력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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