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륭 원사이드컷] No.10 지소연,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조회수 2017. 1. 27. 05: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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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넘어 '축구인' 지소연

그렇다.

나는 사실 지금도 축구 잘하는 여자를 보면 신기하다. ‘운동하는 여자’가 요즘 대세이고 체고를 나온 덕에 고교 시절 각 종목별 여자 선수를 숱하게 봤지만 여전히 축구 잘하는 여자는 신기한 대상이다. WK리그나 여자 대표팀 경기를 보면 여자 선수들의 플레이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남자 선수와 신체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보고 생각하는 것은 동일하다. 아니, 때로는 남자 선수들보다 높은 수를 보는 경우도 있다. 중고등학교 선수 시절, 누나 선수들과 연습 경기도 해봤고 선수 은퇴 후에도 비시즌에 가끔 여자 프로 선수들과 함께 풋살을 한다. 그런데 분명한 건, 그때와 지금의 느낌은 매우 다르다. 그동안 한국 여자축구가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함께 공차며 “이 친구가 만약 남자로 태어났으면 대단했겠다.“ 라는 생각이 든 선수가 몇 명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단연 으뜸인 선수는 지소연이다.

어느덧 지소연도 다음달에 만 26세가 된다. 2006년 15세 나이로 A매치에 데뷔하여 10년 동안 87경기를 뛰며 39골을 넣었다. 일본 (고베 아이낙)에 이어 잉글랜드 리그 (첼시 레이디스)에서 활동 중이며 월드컵, UEFA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했다. 20대 중반, 대표팀에서도 중고참 나이. 우리는 지난달 복면가왕에도 출연한 ‘축구선수 지소연’에 대해 제법 익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축구인 지소연’은 잘 모른다. 그녀의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현재까지의 선수 커리어도 빛나지만, 어쩌면 지소연은 훗날 선수 은퇴 후에 더욱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소연 선수가 겨울 휴가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 함께 편안한 대화를 나웠다.

첼시 레이디스의 No.10 (CFC,com)

# 지난 월드컵을 그리워 하는 사이, 다음 월드컵이 찾아온다.

지난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페인에게 거둔 2-1 역전승은 많은 팬들의 기억에 남았지만 정작 태극 낭자들은 16강에서 만난 프랑스에게 ‘세계의 벽’을 느꼈다고 말한다.

-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봅시다. 우선 지금도 아쉬움이 느껴지나요?

많이요. 긴장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동안 큰 규모의 국제 대회를 많이 뛰어봤지만 월드컵은 정말 차원이 달랐어요. 이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그리고 언론에 알려진대로 부상도 있었어요. 근육 쪽 이였는데 사실 조금 불편한 정도라서 출전에 큰 문제는 없었어요.

조별리그는 할만 했어요. 그런데 프랑스(16강)는 정말 차원이 달랐어요. 신체적 능력도 뛰어난데 볼도 너무 잘차더라구요. 아마 우리 모두 경기가 빨리 끝나길 바랬던 것 같아요. 사실 스페인 전 승리로 16강 진출이 확정되면서 팀 내 동기부여가 조금 떨어진 느낌도 있었어요.

- 이제 2017년입니다. 2019 프랑스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초반부터 가시밭길 인 것 같아요?

북한 때문에 말렸어요.(웃음) 2018 아시안컵이 2019 프랑스 월드컵 지역 예선을 겸하거든요. 그런데 아시안컵 본선에 가기 위해서는 최종 예선을 치러야 해요. 원래 최종 예선에는 시드 배정 때문에 강팀들이 안나오는데 갑자기 북한이, 그것도 우리와 같은 조에 편성이 되었어요. (북한은 2011년 독일 월드컵 도핑 양성 반응 때문에 2014년 아시안컵, 2015년 월드컵 출전이 제한됐다.) 원래 북한은 아시안컵 최종예선에서 만날 상대가 아닌데...

한국은 2018 아시안컵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북한, 우즈베키스탄, 홍콩, 인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풀리그를 통해 가려진 조 1위만이 내년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한다. B조의 모든 경기는 4월 3일부터 12일까지 평양에서 열린다. 현재 본선 행이 확정된 나라는 지난 대회 1위~3위를 차지한 일본, 호주, 중국이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3위 결정전에서 아쉽게 1-2로 패하며 4위를 기록했다. 아시안컵 본선에는 총 8개국이 참가한다. 이 중 상위 5개팀이 2019년 월드컵이 열리는 프랑스로 향한다. 한국의 전력상 아시아 상위 5위는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본선이 아닌 예선에서 북한을, 그것도 북한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4월, 북한에서 아시안컵 최종예선을 치른다. (kfa.com)

- 한국 여자 축구는 아시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요? 그리고 어떤 변수가 있을까요?

우선 일본과 호주가 가장 강하고 중국과 북한이 한국이 바로 그 다음이에요. 그런데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에요. 호주는 유럽팀 같고 일본은 정말 세밀하고 조직력이 좋아요. 중국은 최근 세대 교체를 했는데 워낙 선수층이 두텁다보니 파악이 쉽지 않죠. 그리고 북한은 전통적으로 지구력을 앞세워 선 굵은 축구를 구사했는데 최근 들어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어요. 북한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크게 열세지만 (1승2무14패), 최근 두 차레 대결은 할 만 했어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1-2패, 2016년 리우 올림픽예선 1-1무)

가장 큰 문제는 이번엔 앞서 말한것처럼 15만 명이 지켜보는 평양에서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는 건데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안되네요. 그런데 북한에서 경기는 꼭 해보고 싶어요. 북한 선수들이 경기장에서는 터프한데 숙소나 식당에서 마주치면 참 착해요. 그래서 제법 친해진 선수들도 있어요. 그런데 예전에 (정)대세 오빠가 북한 대표팀에 소집 되었는데 호텔방에서 ‘아~목말라’ 라고 혼잣말을 했데요. 그런데 잠시 후에 호텔 직원이 방으로 물을 갖고 왔다하더라구요. 뭔가 느낌오죠?

- 북한에서 꼭 경기 해보고 싶은거 맞죠? 최종예선을 앞두고 우리 대표팀의 상황은 어떤가요?

우선 3월에 평가전 형식으로 열리는 키프로스컵을 준비하고 있어요. 원래 키프로스컵은 이것저것 실험을 하는 성격이였는데 4월 최종예선까지 시간이 부족하기에 분위기가 매우 진지할 것 같아요. 키프로스컵에 북한도 출전하는데 올라가면 만날수도 있거든요. 이런 경기가 참 애매해요. 아마 붙더라도 서로 진검승부는 피하지 않을까요? 4월이 진짜니까. 대표팀 멤버 구성은 늘 좋아요. 현재 여자 대표팀의 구성은 연령,경험 모든 부분에서 볼 때 가장 강한 대표팀이에요. 한가지 불안요소가 있다면 몇몇 선수들이 부상에서 이제 막 돌아온 상황이라는 점이에요.

여자 대표팀의 경기력이 발전하려면 남자 대표팀처럼 A매치 기간에 평가전이 필요해요. 2015년 4월에 있었던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국내서 17년 만에 열린 평가전이였잖아요. 사실 A매치 기간이 다가오면 우리 팀(첼시 레이디스) 선수들은 거의 다 비행기 타러 가요. 저 혼자 클럽에 남아있죠. 구단 관계자들은 제가 먼 곳으로 이동 안하니까 좋아하지만 동시에 조금 의아해 하기도 해요.

지소연은 각종 프로그램과 자선 행사에 참여하며 휴식기를 알차게 보냈다. (슛포러브)
남자 중학교 팀에 일일코치로 참여하여 클리닉을 진행하기도 했다. (출처: UK enc 풋볼아카데미)

-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에서의 목표가 있나요?

우선 4강에 꼭 한번 들고 싶어요. 2019년이 안된다면 2023년에, 그래도 안된다면 2027년에라도! 존경하는 일본의 사와(호마레) 언니도 36세에 여섯 번째 월드컵을 출전했거든요. (박)지성 오빠는 다소 빠른 시기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저는 대표팀에서 선발 안해줄때까지 계속 할거에요. 여자 축구는 유독 분위기와 흐름의 영향이 커요. 월드컵 무대에서도 대진운만 잘 따르면 4강도 언젠가 가능할거라 생각해요. 또 한가지 목표는 바로 필드골이죠. 필드골은 반드시 넣을거에요. 한가지더! 발롱도르 시상식 참가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변하지 않을 목표입니다.

- 만약 2019 프랑스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한다면,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뭐 그럼 2023년 월드컵 준비해야죠.(웃음) 그런데 그 사이에 2020 도쿄 올림픽이 있어요. 남자와 달리 여자는 올림픽에 연령 제한이 없어요. 하지만 아시아 출전 티켓이 3장 뿐이라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죠. 그나마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진출하니까 호주, 중국, 북한...아! 결국에는 또 북한이랑 경쟁하겠네요!

첼시 레이디스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지소연 (CFC.com)

# 세계를 상대로 도전

지소연은 지난 2014년 한국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다. 첼시 레이디스 소속으로 리그와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 두 차례 출전하기도 했다.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 가면 경기장 벽 한 편에 지소연 선수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다. 유럽 무대에서, 첼시 10번의 삶은 어떨까?

- 현재 세계 레벨에서 잉글랜드 리그의 위상은 어느 정도 인가요?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요. 저희 팀(첼시)만해도 원래 레이디스는 구단 별개로 운영되었는데 2015년부터 구단 그룹이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어요. 런던 남부에 위치한 AFC윔블던의 메인 훈련 구장을 구입해서 리모델링하여 레이디스 전용 홈구장으로 사용한데요. 구단이 직접 레이디스를 운영하면서 모든 부분에서 대우가 좋아졌어요.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돈이 많다보니 빅클럽들이 먼저 레이디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맨시티가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이 첼시 그리고 아스널인데, 최근에 레이디스에 돈을 가장 많이 쓰는 팀은 아스널이에요.

여자 축구는 독일, 미국, 프랑스, 잉글랜드, 스웨덴 등이 강한데 최근 스페인 리그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요. 바르셀로나 여자팀이 최근 프로화되면서 전력이 강해졌고 레알 마드리드도 그 소식을 듣고 여자팀의 프로화를 준비 중 이래요. 저희 팀도 이번 겨울 스타급 선수들을 3~4명 영입했어요. 그래도 현재는 독일과 프랑스 팀들이 가장 강해요.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 가면 볼 수 있는 것!

- 다른 팀 이적 기회가 생긴다면? 미국 링크는 종종 소식이 있는 것 같던데요?

우선 첼시와 계약 기간을 채워야죠. 재계약 논의도 진행 중 이구요. 런던에서의 삶이 만족스러워요. 미국은 못 가는게 아니라 안 간거에요!(웃음) 미국은 워낙에 시장이 커서 여자 축구가 이슈되는 부분이 있는데 미국에가면 챔피언스리그를 뛸 수 없잖아요. 첼시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두 번 경험했는데 모두 볼프스부르크에게 패했어요. 그런데 챔피언스리그는 분명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아! 그런데 남자들처럼 우리도 경기 시작 전에 챔피언스리그 앤섬(주제가)을 틀어주면 좋겠어요. 그 음악이 있어야 진짜 챔피언스리그 느낌이 나잖아요.

사실 과거 일본 고베 아이낙에서 뛰던 시절(2012년), 프랑스 클럽으로 갈 기회가 있었어요. 프랑스 대표팀은 90%가 리옹과 PSG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유럽 대부분 선수들이 선망하는 훌륭한 팀이죠. 바로 그 올림피크 리옹과 연습경기를 했었는데 경기도 정말 재밌었고 제가 그날 좀 보여줬더니 이적 제의가 왔었데요. 그런데 고베에서 고민하다가 거절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덕분에 저는 첼시로 갔지만.

유럽에서 뛰는게 확실히 재밌어요. 챔피언스리그 통해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경험 할 수 있고 발전하는 느낌을 받거든요. 이번 겨울 휴식기처럼 한국에서 시간을 보낼 때에는 근력 운동을 많이 해요. 2~3년 전부터 신경을 썼더니 효과가 느껴지더라구요. 가끔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요.

지소연 선수는 휴식기 때 종종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다. 최근에는 인천 현대제철 선수들과 휴가 중인 황희찬, 백승호 선수까지 합세하여 치열한 풋살 매치를 벌이기도 했다. 여자 선수 7명과 남자 선수 5명의 대결이지만 경기는 항상 치열하다.

뿐만 아니라 프로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선수들 중심으로 구성된 독립구단 TNT FC 에서도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기도 한다. 부상이 염려되었지만 지소연은 남자 선수들의 속도를 미리 염두에 두고 플레이한다.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간결, 정확하게 공을 터치하기에 압박 당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K리그 및 중국,일본 등에서 다년간 프로 생활을 한 TNT FC의 미드필더 김근철 선수는 그런 지소연의 플레이를 보고 신기한 듯 “잘한다, 정말 잘한다.”라며 연이어 감탄했다.

지소연 선수는 국내에서 지내는 휴식기 동안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남자 선수들과의 훈련도 진행한다.

# 미래, 그리고 ‘축구 선수’ 넘어 ‘축구인’ 지소연

- 앞서 선수 생활을 최대한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다소 이르지만 은퇴 후 축구 인 지소연은 어떤 모습일까요?

몸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요. 그리고 선수 은퇴를 한다면, 글쎄요... 하고 싶은 것은 많아요. 지도자, 행정, 어쩌면 해설? 그리고 아내이자 엄마도 되어야겠죠.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축구인으로 계속 살아갈거에요. 다만 지금 그에 대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구상 중입니다. 우선 올 여름에 UEFA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볼 계획이에요. 차근차근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구요. 그리고 대학원 공부도 해보고 싶어요. 우리팀 동료 중에 애니 알루코라고 있어요. 애니는 첼시 대표하는 선수지만 동시에 변호사 활동도 하고 있어요. 오전에는 축구선수, 오후에는 변호사로 활동하는데 늘 당당하고 멋져요.

축구를 오래하다보면 언젠가 포지션도 전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축구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계속 이 자리라...(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제가 수비를 잘 못해요. 수비 상황이 되면 공만 보다보니까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수비 상황에 필요한 작은 습관들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사와 언니처럼 나중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해보고 싶어요. 사와 언니가 은퇴를 몇 년 앞두고 그 위치에서 플레이했는데 ‘축구 도사’ 같은 느낌이였거든요. 공이 지나가는 길을 다 꿰뚫고 있는 느낌? 저도 그 나이가 되면 가능할까요?

중요한게 있네요. 언젠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아야죠. 유럽이나 미국 선수들은 출산 후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아요. 신기한게 경기력도 별로 안 떨어지고...참 신기해요. 나중에 2세들에게 축구를 시킬 계획이에요. 그래서 남편도 운동 신경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많은 축구 선수들이 2세는 선수 시키지 않겠다고 하잖아요.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 그런데 저는 반대에요. 세상에 안 힘든게 어딨어요? 특히 여자 축구는 더욱 권장해요. 세계적으로 여자 축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지소연 선수와 즉흥적으로 사전 계약을 맺었다. 2030년, K리그 역사상 첫 여성 감독의 탄생을 기대해보자.

# 마치며

지소연은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 커리어를 만들고 있다. 그녀가 지금 선수로 활동하는 모든 순간은 선수 은퇴 이후 축구인 지소연을 더욱 빛나게 만들 것이다. 지소연에게는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다. 준비만 잘한다면 홍콩의 여자 감독 찬유엔팅처럼 여성 최초로 남자 프로팀을 맡아 리그 우승을 할 수도 있고 FIFA의 경기위원이 될 수도 있다.

남자 축구에 박지성이 있었다면, 여자 축구는 단연 지소연이다. 박지성은 소속팀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커다란 흔적을 남겼다. 그도 훌륭했지만 그 시기에 그와 함께한 환상적인 동료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지소연은 곧 만 26세가 된다. 그리고 현재 한국 여자 대표팀에는 지난 2015 캐나다 월드컵에서 얻은 경험이 더해졌다. 그리고 현재 구성원 역시 한국 여자축구의 ‘역대급’ 멤버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지소연 선수가 모든 부담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지면 좋겠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지소연의 어깨는 늘 무거워 보였다. 마치 한국 여자 축구의 모든 무게를 다 짊어진 것처럼, 때로는 비장함까지 느껴지곤 했다. 물론 대표팀 유니폼은 늘 무거운 법이다. 하지만 그 무게는 분명 동료들과 나눌 수 있다. 지소연 선수가 일본의 레전드 사와처럼 현역으로 오래 필드를 누비길 바란다. 그래야 더 많은 아이들이 제2, 제3의 지소연을 꿈꿀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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