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FA 다운계약서' KBO리그는 병들고 있다

2016. 12.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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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최근 매우 흥미로운 문서 하나를 읽었다.

최근 몇 해간 KBO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의 공식 발표액과 함께 실제 액수를 비교한 표였다.

선수들은 공식 발표액수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구단에 더 큰 계약을 요구했고 다시 외부의 평가와 시선이 두려워 금액을 낮춰 발표하는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FA 공식발표 계약금액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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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기자는 최근 매우 흥미로운 문서 하나를 읽었다. 최근 몇 해간 KBO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의 공식 발표액과 함께 실제 액수를 비교한 표였다. 100% 신뢰할 수 있는 공식 문건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매우 큰 공을 들여 작성한 문건이었다. 이러한 문서는 FA 협상 테이블에 마주한 선수와 구단 모두 꼭 필요한 핵심 정보가 된 지 오래다. 각 구단도 아직 공인받지 못한 비공식적인, 그러나 이미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에이전트들도 정확한 실제 계약 액수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고위공직자 인사 청문회 때마다 등장했던 ‘다운계약서’는 이제 KBO에서 일상이 됐다. 상당수 구단과 선수는 ‘국민스포츠’라 불리는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거짓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그 진실되지 못한 계약은 부메랑이 되어 구단과 선수 모두를 향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다운계약서가 불법인 이유는 탈세와 시장 질서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FA선수가 실제 발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어도 정확한 액수를 세무서에 신고하면 탈세는 아니다. 단 FA시장의 질서와 KBO리그 전체의 진실성은 크게 훼손되고 있다.

KBO의 FA 다운계약서는 2012~2013년 스토브리그 때부터 급격히 확산됐다. 선수들은 공식 발표액수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구단에 더 큰 계약을 요구했고 다시 외부의 평가와 시선이 두려워 금액을 낮춰 발표하는 악습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말 정근우는 한화와 4년 총액 70억원에 계약했다. 곧장 전 소속팀 SK는 ‘정근우에게 총액 70억원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발표했다. 2014시즌 종료 후 롯데는 ‘FA 장원준에게 4년 최다 88억원을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장원준의 선택은 4년 총액 84억원의 두산이었다. 장원준에게는 여전히 6년 계약설이 따라 다닌다. 얼마 전 최형우와 4년 100억원을 발표한 KIA는 플러스알파에 대해 액수만 공개하지 않을 뿐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도 않는다. SK는 김광현과 계약 후 최고액이 아닌 최소액을 발표하는 꼼수를 썼다.

이제 FA 공식발표 계약금액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불신의 벽이다. 축소발표, 이면계약은 프로농구 김승현 사태처럼 훗날 진흙탕 싸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팬들의 불신이다. FA 몸값 이상 폭등 등 여러 부작용도 따른다. 커미셔너인 KBO 구본능 총재는 자신의 임기기간에 꼼수와 편법이 극에 달한 FA 다운계약서 척결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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