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는 연 34.9%의 서민 고통 외면하는가

서지영 입력 2015. 10. 23. 10:02 수정 2015. 10. 2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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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대부업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고금리로 서민의 목을 죄고있다. 팬의 사랑을 먹고 사는 '히어로즈'가 스포츠단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시한 번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히어로즈는 올 시즌을 끝으로 타이어 기업 넥센과 메인 스폰서십을 종료한다. 구단이 새롭게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곳은 일본계 저축은행인 J트러스트다. J트러스트는 일본에서 카드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대부업을 중심으로 사업하다가 최근 저축은행으로 선회했다. J트러스트의 대표적인 한국 진출 기업은 친애저축, JT저축은행, JT캐피탈, 티에이자산관리대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구단 측은 "대부업체가 아니다. 저축은행과 구분해주길 바란다. 대부업체라면 논의 자체를 주고 받지 않았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J트러스트가 법적으로 정해진 이자 안에서 영업하는 저축은행이라는 사실에 방점 찍은 것이다. J트러스트가 최근 대부업체에서 손을 떼고 저축은행 쪽으로 전향한 '대부업계 저축은행'이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횡포와 눈가림식 고금리 대출까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 저축은행은 노골적으로 고금리 정책을 펼쳐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말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개인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31.7% 이었다. 군인, 학생, 직장인, 주부를 가리지 않고 신용이 높건 낮건 30%대 이자를 적용해 사회적 문제가 됐다. 불법을 피하기 위해 연 34.9%에 달하는 법정 최고 상한 금리를 적용해 온 방식이었다.

J트러스트라고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본지 확인 결과 JT 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의 경우 최대 34.9%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연 4~5%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이 몰리는 곳이 JT저축은행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기업의 도덕적 사회적 책무에서 자유로운 곳은 아니다.

'히어로즈'를 통해 광고를 하면서 대출 이자를 더욱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광고비를 늘이면서 평균 20% 중후반대 이자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JT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광고비 집행 규모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히어로즈는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끼고 있지 않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여러 중소기업을 유치해 살림을 꾸렸고, 숱한 스타를 배출한 KBO 인기 구단이 됐다. 팬들은 그런 히어로즈의 자세를 무척 아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히어로즈의 야구를 보며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물론 당장 내년 시즌부터 연간 80억대의 사용비를 내야하는 고척돔 이전 등 구단 재정이 어려워진 현실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스포츠단은 서민들의 사랑으로 먹고 산다. 넥센이 '불법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돈 없는 이들의 등을 치는 저축은행을 메인 스폰서로 유치해선 안되는 이유다.
한편 J트러스트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대손율이 높아서 금리가 다소 높다. J트러스트는 저축은행 중에서도 금리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전해왔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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