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의 용기, 연장 10회 "투수 배힘찬"

최민규 2015. 5. 18. 15: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최민규]

"어제 경기에 대해 묻지 마세요, 죽겠습니다."

염경엽(47) 넥센 감독에게 18일 전화를 걸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전날 넥센과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올시즌 프로야구 최고랄 수 있는 명승부를 펼쳤다. 3회초까지 0-6으로 뒤지던 한화는 4회말 스코어 3-6을 만든 뒤 7회부터 매 이닝 한 점씩을 내며 따라붙었다. 결국 연장 10회 7-6 역전승을 거뒀다.

두 팀 선수 모두 최선을 다했다. 감독들의 지략 싸움도 대단했다. 대전의 영웅으로 떠오른 권혁은 9회 배트를 잡고 타석에 서며 홈 관중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이틀을 푹 쉬고 나온 그는 혼신의 투구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어느 경기보다 영광스러운 승리였을 것이다.

이 경기에서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다. 6-6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염 감독은 마무리 손승락을 내리고 배힘찬을 등판시켰다. 올시즌 등판이 한 번 밖에 없는 투수. 8일 1군에 등록됐고, 첫 등판에선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1승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에겐 자칫 '백기 투항'으로 비칠 수도 있는 기용이었다.

염 감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배힘찬 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선발 피어밴드가 6이닝을 끝으로 물러난 뒤 넥센에는 구원 투수 다섯 명이 등판했다. 주중 롯데전에서도 힘든 경기를 했다. 그러나 작정하자면 쓸 카드는 있었다. 불펜에는 강속구의 조상우가 남아 있었다. 마무리 손승락의 투구 수도 28개였다. 주중 롯데전에서 1승 2패를 했고 대전 원정 첫 두 경기를 이겼다. 3연승을 노릴 만 했다. 무엇보다 내용상 절대 '지고 싶지 않은' 경기였다.

염 감독은 "나도 이기고 싶었다. 무리를 해서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질 수도 있다. 한 경기를 잡기 위해 욕심을 부리면 1주일, 한 달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투수 별로 연투 여부와 투구 수를 정한 뒤 이를 지킨다. 조상우를 내지 않은 이유는 그가 '2연투 가능'으로 분류된 투수기 때문이다. 손승락은 유일하게 연투 제한이 없는 투수다. 그러나 투구 수에는 제한이 있다. 17일 경기에선 자기 몫의 투구 수를 채웠다.

염 감독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코치들도 10회 손승락 교체를 건의했다. 코치들에게 늘 당부를 한다. '감독은 욕심을 낼 수밖에 없는 자리다. 감독의 욕심으로부터 팀을 방어해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뼈아픈 패배에 대해 넥센 관계자는 "그게 우리 팀이다. 누구도 배힘찬에게 패전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넥센 지난주 구원투수 등판 현황

베이스볼긱 다운로드 바로가기 ☞[안드로이드폰 다운로드] [아이폰 다운로드]

[이순철의 진심] KBO 흥행수표 '엘롯기'여, 진격하라!

[윤태석의 축구話] '주장' 차두리에게 '캡틴 박' 향기가 난다

한화 새 외국인 타자 폭스의 진짜 매력, '생계형 용병'

'가슴 축소 수술' 女선수, 과거 사진 보니…

女대표 여민지, 십자인대 파열로 월드컵 출전 무산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