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조 수석 교체해 달라" 롯데선수들 집단행동 왜?

2014. 5. 2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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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수단의 집단행동에 권두조 수석코치가 물러나게 됐다. 이 사건이 지리멸렬하던 롯데 선수단에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DB

■ 권두조 수석 사의 표명…사실상 경질권 수석, 젊은 선수들과 훈련방식 두고 잦은 마찰원정 가면 호텔 CCTV까지 검사 외출 통제 소문프런트 파워로 수석 복귀…김시진도 힘들어 해

롯데는 28일 "권두조 수석코치(63)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최근 성적부진에 대해 권 수석코치가 책임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 내부에서 '차기 감독' 소문이 돌 정도의 실세코치가 물러난 사유치곤 현실성이 너무 떨어진다. 구단은 쉬쉬하지만 2선후퇴한 사람은 권 수석만이 아니다. 프런트의 핵심인 이문한 운영부장도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왜 두 사람은 '동시에' 물러나게 된 것일까. 발화점이 된 권 수석의 낙마를 불러일으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롯데 선수단은 '권 수석을 교체해 달라'는 뜻을 모아 신동인 구단주 대행에게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수들의 집단행동이 롯데에 인사폭풍을 몰고 온 것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왜 집단행동이라는 극한적 표현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 신세대 선수들과 '올드보이' 권 수석의 마찰

권 수석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좋게 말하면 강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이라고 평한다. 지난겨울, 수석코치로 복귀한 권 수석은 훈련량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려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권 수석이 가르치는 '콘텐츠'를 이해하지 못했다. A 선수는 "시대에 떨어진 수비 포메이션을 반복하라면 어쩌란 말인가?"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선수 마음을 돌리는 방법을 권 수석은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데 있었다. 가령 선수단 미팅은 전날 경기에서 잘못한 것을 지적하고, 벌금을 내라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옛날 방식대로 선수들을 대했고, 선수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최근 권 코치는 경기 전, 롯데 주전선수 B의 실수를 질책하며 방망이로 배를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모욕감을 느낀 선수는 반발했고, 말다툼까지 빚어졌다.

원정에 가면 선수들의 외출까지 통제했다. '호텔 CCTV까지 검사한다'는 소문까지 들려오자 선수단의 인내가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한 인사는 "롯데 선수들이 어딘지 기죽어 있고, 흥이 안 나는 이유 중 하나가 권위적인 권 수석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권 수석 때문에 김시진 감독이 힘들어했다"

권 코치는 양승호 감독 시절, 수석코치를 했었다. 김시진 감독이 오며 2군 감독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이런 생명력을 두고 '프런트 라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나이가 7세나 많은 권 수석의 존재로 김 감독이 힘들어했다"고 지인은 전했다. 이런 시선 속에서도 권 수석은 몸을 사리기보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처신을 택했고, 결국 파국이 빚어졌다.

따라서 자진사퇴가 아니라 사실상 경질이라고 봐야 된다. 롯데 최하진 사장이 권 수석 임명 과정에 개입한 이문한 부장한테까지 이 사태를 촉발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의 다른 인사는 "프런트는 권 코치를 수석 자리에 두고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터질 일이 터진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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